“멘털적으로 많이 힘들었다”…불운의 아이콘 엄원상, ACLE 게임 체인저로 부활 신호탄

2025-09-18

‘울산발 KTX’가 다시 궤도에 올랐다. 연이은 부상으로 탈선 위기에 몰렸던 엄원상(26)이 마침내 본래 속도를 되찾으며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울산 HD의 엄원상이 17일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청두 룽청전에서 단 18분 출전에 1골 1도움을 올렸다.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이날 경기에서 후반 27분 교체 투입된 엄원상은 4분 뒤 보야니치의 롱볼을 받아 동점 골을 터뜨렸고, 추가시간에는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가 허율의 결승 골로 연결되며 2-1 승리를 완성했다.

엄원상은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그간의 고충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어깨를 다치고 바로 손가락도 골절되고 여러 번 다쳤다”며 “멘털적으로 정말 힘들었다”고 말했다.

엄원상의 부상 악재는 지난해부터 계속됐다. 2024시즌 26경기 4골 2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울산의 3연패 도전에 힘을 보탰지만, 8월 말 포항전을 마지막으로 스포츠 탈장 증세가 악화하면서 수술을 받았다. 시즌을 2개월 일찍 마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2025시즌 들어서는 더욱 가혹한 시련이 기다리고 있었다. 6월 FIFA 클럽월드컵 플루미넨시전에서 1골 1도움 맹활약을 펼치며 팀의 4강 진출을 이끈 직후, 상대 골키퍼와의 충돌로 왼쪽 어깨 인대를 다쳤다. 검사 결과 수 주간 안정을 취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고, 도르트문트와의 클럽월드컵 최종전에 나서지 못했다.

복귀를 서두르는 과정에서 또 악재가 찾아왔다. 재활 훈련 중 손가락 골절까지 겹치면서 회복이 더뎠다. 7월 말 강원전에서 48일 만에 실전에 복귀했지만, 예전 같은 폭발적인 움직임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엄원상은 “원래는 부상이 많지 않았는데 울산에 와서부터 좋은 상황에서 많이 다치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많이 걱정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계속 다쳐도 포기하지 않고 뛰다 보니 이제는 어느 정도 익숙해진 것 같다”며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현재 몸 상태에 대해서는 “아직 뼈도 다 붙지 않았고 조심스러운 면이 있어서 걱정도 된다”며 “최고 상태일 때의 절반 정도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오늘 경기로 팀에 도움이 된 것 같고, 몸이 조금은 더 올라온 것 같다”며 웃었다.

현재 K리그에서 부진한 울산에 엄원상의 부활은 절실하다. 디펜딩 챔피언 울산은 9위(승점 35)에 그치며 최근 4경기째 승리가 없는 상태다. 특유의 빠른 돌파로 경기 분위기를 바꾸는 엄원상이 빠진 사이 팀 전체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1일에는 승점 1 차이 8위 FC안양과의 중요한 경기가 기다리고 있다. 여기서 승점 3을 따내야만 파이널B 탈출을 노려볼 수 있다. 정규 라운드 4경기를 남긴 가운데 6위 강원FC(승점 41)와의 격차는 승점 6으로 벌어진 상태다.

2022년 울산 이적 첫 시즌 33경기 12골 6어시스트로 팀의 17년 만 K리그 우승을 이끈 엄원상은 폭발적인 스피드와 결정적 순간 골 능력으로 ‘울산발 KTX’라는 별명을 얻었다. ACLE 리그 스테이지에서 상위 8팀만 토너먼트에 진출하는 새 시스템에서 이번 승리는 울산에 중요한 출발점이 됐다. 불운의 연속에서 벗어나 재기의 신호탄을 쏜 ‘울산발 KTX’의 행보가 팀의 K리그 반전과 ACLE 도전을 좌우할 열쇠가 될 전망이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