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탐사·역사가, AI·물리학자 제쳤다…베이다이허에서 본 中미래

2025-08-10

중국 최고 수뇌부의 연례 베이다이허(北戴河) 휴가에 맞춰 열린 전문가 회의에 나노분자학의 권위자 펑젠둥(馮建東·33) 저장대 교수 등 30대 과학자 8명이 참석했다고 인민일보가 지난 9일 보도했다. 특히 올해는 달 탐사 책임자와 역사학자가 인공지능(AI)·물리학 전문가를 제치고 상석을 차지하면서 중국이 세대교체와 전략산업의 변화를 모색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인민일보는 이날 “우수 전문가 및 인재 대표의 베이다이허 휴가 관찰기”를 1면에 싣고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60명의 첨단과학기술·철학·사회과학 영역의 전문가 및 기초연구 분야의 청년 인재가 베이다이허 휴가활동에 참여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난 2023년 베이다이허 회의가 재개된 이후 “청년 인재”와 8명 숫자까지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최연소 참가자인 1992년생 펑젠둥 교수도 주목된다. 펑 교수는 저장대 화학과에 설립한 물리생물학실험실에서 단일분자 전자기학, 광학, 화학, 양자측량 등 융합연구를 주도하고 있다. 과학저널 네이처에 두 편의 논문(한 편은 커버스토리)을 게재한 펑 교수는 “최첨단 도전에 과감히 도전하며, 과학 연구의 어려운 과제에 용감하게 맞서야 한다”고 연구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지난 3일 중국중앙방송(CC-TV) 메인뉴스에는 차이치(蔡奇·70) 정치국 상무위원 좌우로 우웨이런(吳偉仁·72) 중국 달탐사공정 총설계사 겸 중국공정원 원사와 유명 역사학자인 첸청단(錢乘旦·76) 베이징대 보야(博雅) 석좌교수가 상석에 앉은 모습이 방영됐다. 지난해에는 중국 AI 굴기 산파역을 맡은 야오치즈(姚期智·79) 칭화대 교수와 초전도 물리학자 쉐치쿤(薛其坤·62) 남방과기대 총장이 앉았다.

후진타오 ‘대국굴기’ 연구학자 재등장

첸 교수는 지난 2003년 11월 24일 정치국 집단학습 ‘15세기 이후 세계 주요국가의 역사발전’을 강의했던 영국사 전문가다. 이듬해인 2004년 중국중앙방송(CC-TV)은 12부작 다큐멘터리 ‘대국굴기(大國崛起)’를 방영하며 후진타오 시대 핵심 어젠다를 대내외에 알렸다. 2022년 시진핑 3기 캐치프레이즈인 ‘중국식 현대화’가 아닌 후진타오 시대의 ‘대국굴기’를 연구한 첸 교수의 재등장은 주목할 지점이다.

올해 베이다이허 회의는 또 우주항공과 의학, 여성도 부각했다. 여성 우주인 왕하오쩌(王浩澤·35)와 옌닝(顏寧·48) 선전의학과학원 원장 겸 중국과학원 원사가 2열 중심에 자리했다. 중국이 자체 제조한 여객기 C919의 핵심 부품을 제작한 예린웨이(葉林偉·39)도 인민일보는 비중 있게 보도했다. 의학전문가인 쉬빙허(徐兵河·67) 중국 의학과학원 암병원의 약물임상시험연구센터 주임을 차이치 바로 뒷자리를 배려한 것도 주목된다.

스타이펑·황젠파 중앙조직부 콤비 공개

2027년 차기 당 대회를 앞두고 인사 실무를 맡은 중앙조직부의 일·이인자도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중앙조직부를 대표했던 리간제(李干杰·61) 전 부장과 장신즈(姜信治·67) 전 상무부부장은 불참했다. 대신 지난 4월 2일 리간제와 자리를 바꾼 스타이펑(石泰峰·69) 부장과 황젠파(黃建發·61) 신임 중앙조직부 상무부부장이 참석했다. 지난 2017년 11월 이후 중앙조직부 이인자를 역임한 장신즈를 대신해 황 상무부부장이 21차 당 대회 인사 실무를 진행할 전망이다. 황은 쓰촨과 저장성 조직부장 등을 거쳐 지난 2023년 중앙조직부 부부장에 임명됐다.

시진핑 집권 3기의 후반부 정국 구상을 논의하는 베이다이허 회의는 종반전에 접어들었다. 지난 8일 시 주석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갖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15일 알래스카 미·러 회담을 사전 통보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오는 31일~9월 1일 톈진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담과 3일 천안문 전승절 열병식을 앞둔 시 주석이 베이다이허 구상을 밝힐 휴가 복귀 방식도 주목된다. 시 주석은 지난 2023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릭스 참석, 2024년 또럼 베트남 총서기 방중 환영식으로 하반기 공식활동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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