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수익만 200억대…프로야구 빅매치·트롯 공연 17개 암표상 세무조사

2025-11-06

과세당국이 스포츠 선수와 연예인에 대한 팬심을 악용해 수십 배의 폭리를 취하고도 소득을 제대로 신고하지 않은 암표상들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이들이 부당한 방법으로 취득한 암표를 판매해 거둔 수익만 200억원 이상으로 탈루한 세금은 수십억원 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은 6일 국민의 정당한 권리를 침해하고 부당 이득을 챙겨 온 암표업자들의 탈루 행위에 주목하고, 이를 근절하기 위한 강도높은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은 전문 암표상들 중에서도 탈루 혐의가 가장 짙은 17개 법인 및 개인 사업자들이다.

안덕수 국세청 조사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들은 수만 건 이상의 암표 거래를 통해 최소 220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지만 신고 금액은 50억원 남짓에 불과하다”며 “소득을 숨겼거나 세금을 축소 신고한 탈루 행위가 확인되면 예외 없이 세금을 추징하겠다"고 말했다.

국세청은 이번 조사에서 △온라인 플랫폼이나 중고거래 커뮤니티를 통한 티켓 재판매 △암표업자가 티켓 구매 희망자를 대신해 예매하는 대리 티켓팅 △불법 예매를 가능케 하는 ‘매크로 프로그램’ 판매 △예약 대기 없이 즉시 예매가 가능한 인터넷 주소(직접 예약링크) 판매 등 네 가지 유형을 주요 타깃으로 삼았다. 조사 대상에는 30대 중반의 공공기관 종사자와 사립학교 교사도 포함됐다.

온라인 플랫폼·중고거래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암표업자들은 프로야구 선수와 아이돌 그룹, 트로트 가수 등 팬덤 문화의 확산에 힘입어 티켓 판매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워왔다.

조사 대상자들은 수년에 걸쳐 4만 건이 넘는 주요 공연·경기 입장권을 확보한 뒤 정가의 최대 30배에 달하는 가격으로 되팔아 폭리를 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주요 공연의 경우 입장권이 정가 대비 약 15배에 해당하는 240만 원에 거래됐고, 프로야구 인기 경기는 10만 원짜리 표가 200만 원에 재판매되기도 했다.

이들은 중고거래 게시판에서 판매 내역이 노출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대금을 개인 계좌로 받은 뒤 ‘판매 완료’ 처리를 하지 않거나 게시물을 삭제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은닉한 것으로 나타났다.

티켓 구매를 대신해주는 이른바 ‘댈티(대리 티켓팅' 업자들도 세무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암표업계의 ‘프로선수’로 불리는 댈티는 조직적인 사업체로 고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들은 대리 티켓팅을 통해 벌어들인 수수료 수입을 적게 신고하고 고가의 외제차를 물면서 부당하게 창업중소기업 세액감면 혜택까지 받았다. 국세청은 이들이 차명계좌를 통해 수익금을 분산하고 빼돌린 소득으로 수억 원대의 국내·해외주식을 사들인 사실을 적발했다. 국세청은 이들이 암표 판매로 벌어들인 수익 규모를 정확히 산정한 후 과소 신고분에 대해 추징할 방침이다.

국세청은 불법 예매를 유발하는 매크로 프로그램 판매사업자와 ‘온라인 새치기'를 조장하는 직접 예약링크 판매 업자에 대해서도 세무조사를 벌인다. 이들은 사업자 신고를 제대로 하지 않거나 수익 신고를 누락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국세청은 이번 세무조사에서 암표업자들의 수익 내역과 자금흐름, 은닉재산 유무 등을 신속하고 철저히 검증할 방침이다. 금융추적과 금융정보분석원(FIU) 정보 등 가용수단을 활용해 암표판매와 관련된 현금거래를 빠짐없이 확인하고 탈루 세금을 추징해 조세 정의를 바로 세울 계획이다.

안 국장은 “앞으로도 국세청은 국민의 일상생활에 해를 끼치는 악의적 영업행태를 면밀히 주시하고 탈루행위를 선제적으로 포착해 엄정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