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의약품의 품목별 관세를 조만간 발표한다고 밝힌 가운데 길리어드 사이언스, 브리스톨마이어스 스퀴브도 미국 내 투자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11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미국 제약∙바이오기업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최근 기존 210억 달러에 110억 달러를 추가해 총 320억 달러을 투자해 미국 내 새로운 시설 3곳을 건설하고 기존 시설 3곳은 개선해 제조 및 연구개발(R&D) 역량을 대폭 확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길리어드는 2028년까지 최소 800명의 직접 고용과 2200명 이상의 간접 고용 지원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향후 5년간 미국 경제에 미치는 가치 창출 효과는 430억 달러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의약품 관세 부과를 수차례 예고했다. 지난달 상무부에 의약품 수입이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할 것을 명령한 데 이어 이달 5일 의약품 제조∙생산에 대한 규제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의약품 품목별 관세를 “향후 2주 이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일라이릴리, 머크, 존슨앤존슨, 브리스톨마이어스 스퀴브 등도 자국 내 생산 투자 방안을 발표한 상태다. 일라이릴리는 2월 향후 5년간 최소 270억 달러(약 39조 원)를 투자해 미국에 4개의 새로운 제조시설을 짓는다고 발표한 바 있다. 머크는 3월 10억 달러 규모의 백신 제조시설 가동을 시작했으며 J&J도 4년간 550억 달러를 들여 4개의 신규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이달에는 BMS가 앞으로 5년간 400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 내 연구 및 제조 입지를 확대하겠다고 했다.
한편 보건복지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4일 미국의 수입 의약품 안보영향 조사에 대한 정부의견서를 통해 “한국산 의약품 수입이 미국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고, 오히려 공급망 안정과 환자 접근성 향상에 기여한다”며 이번 관세 조치가 불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국무역협회도 의견서를 통해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이 저렴한 의약품을 공급해 미국 내 의약품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며 “한국의 반도체 및 의약품 수출이 미국의 국가안보를 저해할 위험이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