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금융위, 삼성생명 ‘일탈회계’ 간담회 갑자기 취소···참석자 구성 불공정 지적

2025-11-10

금융위원회가 삼성생명 ‘일탈 회계’ 관련 간담회를 준비하다가 갑자기 취소한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당초 금융위가 계획한 간담회 참석자 상당수가 삼성생명의 ‘일탈회계’ 유지 의견을 내온 인사들로 알려져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생산적 논의가 가능하겠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10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금융위 보험과는 오는 13일 ‘생보사 일탈 회계 관련 간담회’를 개최하려고 했다. 금융위와 금감원, 한국회계기준원 보험·회계 담당자와 교수·회계법인 임원·애널리스트·변호사·생명보험협회 관계자 등이 ‘계약자보호 관점의 생보사 일탈 회계 관련 쟁점’ 안건을 놓고 논의하는 자리로 알려졌다.

회계업계와 시민단체 안팎에선 금융위가 구성한 간담회 참석자와 시점을 두고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왔다.

일단, 참석자 구성이 각계 의견을 듣겠다는 간담회 취지와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초 예정된 간담회에는 그간 일탈 회계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해온 측의 인사는 1명에 불과했다. 한 관계자는 “금융위 보험과는 이쪽(회계)에 아무 권한도 없는데 불공정한 간담회를 진행하려 한다”며 “참석자 구성 문제로 한쪽에 치우친 의견이 힘을 얻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회계처리 기준 관련 업무를 회계기준원에 위탁한 금융위가 간담회를 열면 정부가 ‘개입’한다는 불필요한 오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앞서 금감원과 회계기준원이 각각 이 사안에 대한 생명보험협회, 경제민주주의21 측의 질의에 회신하는 절차를 밟고 있고, 금감원이 지난 8월 전문가 간담회를 통해 의견 수렴 절차를 마친 상태라는 것이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도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내부적으로 국제 회계기준에 맞게 정립하는 것으로 정리됐다”고 한 바 있다.

금융위는 그러나 참석자 일정 문제로 간담회를 연기하는 것일 뿐이라고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유배당계약자 보호 관점에서 어떤 방식이 최선인지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려는 취지”라며 “질의회신 연석회의가 열리기 전에 여러 의견을 듣는 차원이지 금감원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참석자 구성에 관한 지적은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생명을 비롯한 생보사들은 현재 유배당 보험 상품 계약자들에게 지급해야 할 배당 몫을 재무제표에 ‘계약자지분조정’이라는 별도 항목으로 표시하고 있다. 2023년 새 회계기준(IFRS17)에 따라 ‘보험 부채’로 반영하지 않는 예외적 방식을 적용하고 있으나 올해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에서 ‘원상복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며 논란이 불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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