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밀린 슈퍼컴 6호기, HPE가 구축 ‘GPU 8496장’

2025-05-14

2022년 첫 사업자 모집 공고 이후 3년 간 수차례 유찰됐던 국가 슈퍼컴퓨터 6호기의 사업자가 드디어 선정됐다. 생성형 AI의 폭발적 성장으로 핵심 부품인 GPU 가격이 인상되면서 응찰하는 기업이 없었기 때문이다. 정부는 예산을 늘려 재입찰 공고를 냈고, 결국 한국HPE가 최종 사업자로 선정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국가 초고성능컴퓨터(이하 슈퍼컴) 6호기 구축을 위해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과 HPE 간 3825억 원(5년간 유지보수비 780억 원 포함) 규모의 계약이 12일 최종 체결됐다고 14일 밝혔다.

조달청은 슈퍼컴 6호기 입찰에 2개 슈퍼컴퓨터 제조사가 참가했고, 규격과 성능 검토를 거쳐 국가에 가장 유리한 HPE를 최종 낙찰 대상자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HPE는 슈퍼컴 전용 연결망 기술을 보유했으며, 2024년 11월 세계 슈퍼컴퓨터 500위권 순위(톱500) 중 세계 1위 엘 캐피탄(미국, 2.7EF), 2위 프론티어(미국, 2.0EF), 5위 HPC6(이탈리아, 607PF)를 포함해 106개 슈퍼컴을 구축했다. 1페타플롭스는 1초당 1000조번을 연산하는 성능이다.

슈퍼컴 6호기는 2026년 상반기 구축 완료를 목표로 하며, 인공지능 혁신 등 급변하는 국제 연구‧산업 환경 속에서, 대규모 고정밀 과학‧공학 계산과 초거대 인공지능 분야의 연구개발을 폭넓게 지원하는 ‘국가 대표사업(플래그십) 초고성능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슈퍼컴 6호기는 엔비디아 ‘그레이스호퍼 슈퍼칩(GH200)’ 등 GPU 8496장을 탑재하고, 600페타플롭스(PF)급 연산성능, 205페타바이트(PB)의 저장공간, 400Gbps 이상의 초고속 네트워크 성능을 갖출 예정이다. 이를 통해 세계 10위 이내 슈퍼컴퓨터로 세계 500위권내 순위에 등재될 것으로 기대된다.

슈퍼컴퓨터 6호기는 두 개의 파티션으로 구성된 HPE 크레이 슈퍼컴퓨팅 EX4000을 기반으로 5세대 AMD EPYC 프로세서를 탑재할 예정이다. 최신 가속기는 AI 학습, 추론 및 시뮬레이션에 필요한 대용량 데이터를 처리할 예정이다. 엑사스케일 인터커넥트를 지원하는 HPE 슬링샷 인터커넥트 400은 컴퓨팅 및 스토리지 유닛 간 초당 400Gb 속도의 고속 데이터 전송을 지원하며, 워크로드와 애플리케이션의 시스템 전반 확장성을 높인다.

KISTI는 데이터 집약적인 워크로드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효율적이고 확장 가능한 데이터 관리를 위한 고속 NVMe와 대용량 NL-SAS 디스크, HPE 데이터 매니지먼트 프레임워크를 탑재한 HPE 크레이 슈퍼컴퓨팅 스토리지 시스템 E2000도 함께 도입한다. KISTI의 복잡한 연구 요구 사항에 맞춘 완전 통합형 솔루션은 HPE가 설계 및 제공하며, 수냉식 시스템을 위해 특별히 맞춰진 정부 데이터 센터에 배치될 예정이다.

인공지능 학습과 추론, 모의시험(시뮬레이션)뿐 아니라 대규모 과학‧공학 계산, 초거대 인공지능 모형 연구에 효율적으로 활용될 수 있어, 국가 연구개발 생산성 제고에 한층 높은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3월 12일 발표한 ‘인공지능+과학기술 활성화 방안’을 통해 전 세계적인 인공지능 중심 연구개발 체계(패러다임) 전환에 대응하여 아직 초기 단계에 불과한 국내 과학기술 전반의 인공지능 활용을 확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차세대 신소재, 혁신 신약에서 초미세 반도체 등 총 8개 분야로 확대하여 기존 연구개발을 혁신하는 8대 특화 인공지능 모형을 개발하고, 새로운 과학기술 지식 창출에 최적화된 인공지능 기반기술 확보를 추진하는 ‘인공지능+과학기술(S&T) 혁신 가속화’ 전략이다.

현재 공공 부문에서 공동 활용이 가능한 GPU 인프라 부족으로 연구자들이 인공지능 모형 개발, 인공지능 활용 연구 등에 필요한 고가의 GPU를 개별로 구매하거나 해외 클라우드 서비스를 연구개발비로 충당해야 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높은 비용뿐 아니라 연구 데이터 유출 우려도 수반된다.

과기정통부는 슈퍼컴 6호기 구축이 완료되는 즉시, 초거대 계산과학, 데이터 분석, 인공지능+과학기술 활성화 연구개발 수요, 중규모 이상의 인공지능 개발 등 다양한 수요를 신속히 지원할 계획이다. GPU 50~200개 내외를 활용해 3개월 내 완료 가능한 인공지능 학습, 과학계산 작업이 해당된다.

그간 누적된 연구‧산업 현장의 GPU 활용 수요가 한꺼번에 해소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해, 출연연 등에서 공동활용할 수 있는 전문연구분야별 특화형 GPU 수요를 분산할 수 있는 맞춤형 ‘인공지능+과학기술 공공기반’ 구축 방안도 재정당국과 협의 중이다.

과기정통부 김성수 기초원천연구정책관은 “국내의 GPU 수요자 급증‧확산으로 요구되는 슈퍼컴 6호기 도입 계약이 적기에 성사됐다”며 “연구‧산업 현장에서 기존 방식으로 풀지 못했던 난제들이 해결되고, 지금까지 없었던 혁신적인 연구성과들이 창출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조셉 양 HPE APAC 및 인도 HPC & AI 부문 총괄은 “슈퍼컴퓨팅의 선두주자로서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에너지 효율적인 HPC 및 AI용 시스템을 다수 구축한 HPE는 전력 소비를 최소화하면서 비즈니스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며 “이번 전략적 사업을 통해 한국의 기초 과학 연구 및 첨단 AI 역량 강화에 기여하게 되어 매우 뜻깊게 생각하며, 이는 국가 연구개발(R&D) 혁신을 가속화하려는 한국의 중장기 비전과도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이식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원장은 “HPE, AMD 및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통해 한국이 슈퍼컴퓨팅 및 소버린 AI 혁신 분야에서 선도국으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는 것이 목표”라며 “데이터 활용, 고성능 컴퓨팅, AI 기술 분야의 전문가를 양성해 과학기술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산업 전반의 혁신을 촉진하고 사회적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AI의 접근성과 포용성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김우용 기자>yong2@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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