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도, LG이노텍도 뛰어들었다…휴머노이드 관절, 근육, 눈 시장

2025-05-12

글로벌 첨단 기업들이 앞다퉈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기계장치부터 인공지능(AI)까지 각 산업의 첨단 기술이 요구되는 분야인 데다, 산업 현장의 모습을 바꿀 미래 핵심 기술이기 때문이다.

1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부품 계열사 현대모비스는 지난달 기관 투자자 설명회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용 부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룹의 로봇 개발사인 미국 보스턴다이내믹스가 2028년까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상용화하겠다고 예고한 상황에서 부품사도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고 확인한 것이다. 현대모비스는 로봇의 관절이나 근육 역할을 하는 액추에이터를 개발하고 있는데, 이는 로봇 전체 하드웨어 제작 비용의 약 40%를 차지한다.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도 잇달아 휴머노이드 로봇을 내놓고 있다. 테슬라는 2021년 공개한 옵티머스를 올해 최소 5000대 이상 생산해 공장에 배치할 예정이고, BMW는 미국 피규어AI가 개발한 로봇을 지난해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스파르탄버그 공장에 투입해 학습시키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도 지난 3월 미국 앱트로닉이 개발한 아폴로를 독일과 헝가리 공장에 투입했다고 밝혔다.

이들 기업은 휴머노이드 로봇을 활용해 공장 자동화 수준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아산공장의 경우 차체를 찍어내는 프레스 공정과 용접으로 차체를 이어 붙이는 공정은 산업용 로봇 활용 자동화율이 각각 90%, 80%에 달하지만, 차량 내부에 복잡한 전자장치를 설치하는 의장은 공정의 15% 수준만 자동화됐다. 이서현 한국자동차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휴머노이드는 기존 산업용 로봇과 달리 여러 작업을 자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라며 “자율주행 등 미래차 기술과 공통점도 많아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전자 업계도 휴머노이드 로봇의 잠재력을 내다보고 개발에 뛰어들었다. 전자부품 제조사 LG이노텍은 보스턴다이내믹스와 시각 감지 체계 개발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고 12일 밝혔다. LG이노텍은 로봇에 장착할 시각 감지 장치를 개발하고,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시각 정보를 처리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로봇 제작사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인수를 마무리하고,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규모는 지난해 32억8000만 달러(약 4조6000억원)에서 2032년 660억 달러(약 93조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미래 산업 현장을 바꿀 핵심 기술이지만, 한국의 기술 경쟁력은 미국과 중국에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테슬라가 예고한 대로 올해 5000대의 로봇을 양산해 공장에 배치한다면, 휴머노이드 로봇을 산업 현장에서 상용화한 세계 최초의 사례다. 구글·메타 등 미국의 거대 정보기술 기업(빅테크)도 AI 기술력을 앞세워 휴머노이드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중국은 2015년 발표한 ‘중국제조 2025’ 등 정부의 기획과 지원 하에 빠르게 성장했다.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내 지능형 로봇 관련 기업은 45만1700개로 2020년 대비 206.7% 늘었다. 지난달 베이징에서 열린 세계 최초의 휴머노이드 로봇 하프마라톤 대회에선 ‘톈궁 울트라’가 21km 거리를 2시간 40분 만에 주파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산업 현장에서의 실증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황면중 서울시립대 기계정보공학과 교수는 “미국·중국이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 건 로봇을 실전에 투입해 정보를 학습시키고, 그 데이터로 로봇 성능을 계속 개선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실험실 테스트를 넘어 실제 산업 현장에서 로봇을 실증할 수 있도록 기업과 정부, 연구기관이 힘을 모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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