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 축구 스타들이 총출동한 이벤트 경기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박주호가 오히려 비난을 받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졌다.
박주호는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넥슨 아이콘 매치' 후반전에 교체 투입돼 극적인 역전골을 기록했다. 하지만 경기 직후 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승부차기 보러 갔는데 망쳤다", "이벤트 경기 흐름 깨트렸다" 등의 악성 댓글이 잇따라 달리며 논란을 키웠다.
아이콘 매치는 넥슨의 축구 게임 'FC 온라인'과 연계된 이벤트 경기로, 호나우지뉴·루니·베일·제라드·앙리·드로그바·박지성 등 세계적인 레전드들이 참가했다. 공격수들로 꾸려진 'FC 스피어'와 수비수들만으로 구성된 '실드 유나이티드'가 맞붙어 창과 방패 대결을 펼쳤다.
넥슨에 따르면 이번 매치를 위해 초청된 선수들의 전성기 몸값만 1조 4000억 원을 웃돌았다. 업계에선 이번 흥행을 위해 넥슨이 최소 100억 원 이상의 비용을 투자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티켓 반응은 뜨거웠다. 사전 예매와 일반 예매 모두 수분 만에 매진됐고 메인 매치가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무려 6만 4855명의 관중이 운집했다.
경기 초반은 팽팽했다. 전반은 득점 없이 끝났고, 후반 27분 루니가 중거리 슛으로 선제골을 뽑아내며 FC 스피어가 앞섰다. 그러나 실드 유나이티드가 10분 만에 마이콩의 헤딩골로 균형을 맞췄다. 이어 종료 직전 투입된 박주호가 후반 44분 결승골을 꽂으며 2-1 승리를 확정지었다.
경기 후 라파엘 베니테스 감독은 "이영표와 박주호가 가장 돋보였다. 박주호는 현역 시절과 다름없는 움직임을 보여줬다. 기사에 꼭 써달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현장 분위기와 달리 SNS에서는 박주호를 향한 원색적인 비난이 이어졌다. 일부 팬들은 "100억짜리 경기에서 눈치도 없다", "이벤트성 경기에서 너무 진지하게 뛰었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반면, "박주호 선수 골은 명장면이였다", "충분히 멋진 활약이였으니 악플은 신경쓰지 말아라"는 응원의 댓글도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