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해운 인수 무산·부산 이전 추진' HMM, 중장기 전략 수정 불가피

2025-08-05

벌크선사업 강화 차원 SK해운 인수 추진 무산...중장기 전략 차질

몸값 12조원대로 두 배 넘게 급등...재매각 추진도 '난망'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SK해운 인수가 무산된 HMM의 중장기 투자 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장 이재명 정부에서 직원들이 반대하는 '본사 부산 이전' 추진이 중장기 전략의 변수로 떠올랐다. 실적 개선 및 주가 상승으로 10조원을 훌쩍 넘긴 '몸값'에 민영화 추진도 점점 장기화하는 분위기다.

5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벌크선 사업 강화 차원에서 SK해운 일부 사업부 인수를 검토했던 HMM과 SK해운의 현 소유주 사모펀드 한앤컴퍼니(한앤코)와의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

◆ 벌크선사업 강화 차원 SK해운 인수 무산...중장기 전략 차질

전날 HMM은 공시를 통해 "SK해운의 일부 자산 인수 등과 관련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뒤 거래 상대방과 협상을 진행했지만, 최종적으로 인수 협상이 결렬됐다"고 밝혔다.

HMM은 운임 변동폭이 큰 컨테이너선 중심의 사업 구조를 벌크선 등으로 다양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SK해운 인수를 추진, 지난 1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바 있다.

앞서 HMM은 지난해 9월 중장기 성장 전략 발표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총 23조5000억원을 투자해 벌크선 등 통합 물류 사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로 한 바 있다. 컨테이너 운송사업을 중심으로 벌크 운송사업 및 통합 물류사업 영역을 확장해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선진적인 ESG경영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컨테이너 사업(12조7000억원) △벌크 사업(5조6000억원) △통합 물류사업(4조2000억원) △친환경ㆍ디지털 강화(1조원) 등에 투자키로 했다. SK해운 인수도 벌크선 사업 강화를 위한 장기 투자 계획의 일환이었다.

이에 따라 HMM의 중장기 투자 전략 수정도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 등 정부 지분이 70% 넘는 상황에서 이재명 정부의 본사 부산 이전 추진, 미국발 글로벌 관세전쟁에 따른 해상운임 변동 등 고려할 것이 많아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 몸값 13조원대로 두 배 넘게 급등...재매각 추진도 '난망'

지난 2016년부터 산업은행 및 한국해양진흥공사 관리 체제하에 있는 HMM의 재매각 추진도 점점 장기화하는 분위기다. HMM은 채권단 관리 이후 지난 2023년 7년만에 매각에 나섰다가 지난해 2월 최종 무산된 바 있다.

현재 HMM 지분은 한국산업은행이 36.02%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35.67%를 각각 들고 있다. 최근 주가에 지분율을 단순 곱하면 몸값은 13조원대로 치솟는다. 시가총액 기준 약 18조~20조원에 달하며,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매각 금액은 20조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하림 등 HMM 인수를 추진했던 기업들이 2023년 제시한 6조원대의 두세 배 수준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산업은행 중심으로 민영화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여러 변수가 많아 재매각 추진은 점점 장기화하는 분위기"라며 "몸값이 두 배 이상 뛰었고 미국발 관세전쟁에 국내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된 상황에서 10조원 넘는 M&A 얘기를 꺼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tac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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