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HL·JAS 출신 데이비드 방, 30년 경력으로 서비스형 물류 전환 이끈다
LX판토스, 인터모달·직배송 확대하며 미주 전역 SCM 고도화 추진
운임 변동·지정학 리스크 대응…전략적 네트워크 구축 본격화
[미디어펜=이용현 기자]LX판토스가 북미를 넘어 중남미까지 포괄하는 미주 전역 확장 전략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가전 배송·설치 서비스 확대, 인터모달(복합운송) 사업 진출 등 미주 전반에서 물류 시스템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복합적인 전략의 중심에는 글로벌 물류 전문가 데이비드 방(David Bang)이 있다.

◆글로벌 확장 드라이브, 핵심 지역은 ‘미주’
7일 업계에 따르면 LX판토스는 지난달 31일 데이비드 방을 미주지역 대표로 선임했다. 그는 미국 본사를 거점으로 미주 사업 전반을 진두지휘하게 된다.
LX판토스는 최근 몇 년간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한 다각적인 행보를 이어왔다. 지난해에는 헝가리 철도 터미널 구축을 통한 유럽 배터리, 자동차 시장의 핵심 물류 거점을 확보했으며, 같은 해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공동 물류 운영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카자흐스탄·중앙아시아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 가운데 가장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지역이 미주다. 지난 2월에는 글로벌 6위 정기 선사인 일본의 ONE(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과 합작법인 박스링크스(Boxlinks)를 설립해 미국 인터모달(복합운송) 사업에 진출했다.
또한 지난 3월에는 미국 조지아주 달튼에 약 30만㎡ 규모의 물류센터를 1억2000만 달러 규모로 인수하며 북미는 물론 중남미 전역으로의 복합운송 역량을 확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이 단순한 지역 확장과 운송을 넘어선 ‘서비스형 물류’로의 전환 전략과 연결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올해 하반기부터 LX판토스는 LG전자와 협업해 미국 내 가전제품 직배송·설치 서비스를 본격 도입한다.
미국 소비자가 LG전자 온라인샵 등에서 가전을 구입하면, LX판토스가 고객 가정까지 배송·이전·설치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방식이다. 올 상반기 대도시 위주 39개 지역에서 시범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실시했으며, 향후 단계적으로 미국 전 지역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고 품목도 늘릴 계획이다.

◆데이비드 방, LX판토스 전략 수행 위한 적임자
데이비드 방 대표는 DHL, 헬만, JAS Worldwide 등 세계적 물류기업에서 약 30년간 쌓아온 실무 경험과 경영 성과를 바탕으로 LX판토스 미주 사업 전략에 핵심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그는 DHL에서 글로벌 영업 및 운영 부문을 거치며 북미, 유럽, 아시아 등 주요 시장을 아우르는 복합운송과 공급망 관리 역량을 강화했다. 특히 헬만에서는 북미 지역 내 헬스케어와 콜드체인 물류 부문을 책임지며, 안정적인 저온 유통 인프라 확충을 통해 관련 부문 고객사 매출을 약 20% 이상 증가시킨 바 있다.
JAS Worldwide에서는 글로벌 영업총괄(CSO)로 50여 개국 비즈니스를 총괄하며 연간 20억 달러(약 2조7000억 원) 이상 규모의 매출 확대를 견인했다. 다양한 산업군의 고객 맞춤형 물류 솔루션 제공과 신시장 개척에 앞장서면서, 서비스형 물류 모델 전환 및 공급망 통합 관리에 대한 실질적인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라이프콘엑스 CEO 재임 시절에는 헬스케어 물류 시스템을 업계 최고 수준으로 고도화하며, 고객사 만족도를 크게 높였다는 평가다. 이 과정에서 그의 리더십 아래 라이프콘엑스는 65개국 이상에 100개 이상의 거점을 확보하고 연간 5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용호 LX판토스 대표는 방 대표 선임에 대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풍부한 경험과 리더십을 보유한 방 대표의 영입이 글로벌 톱티어 물류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매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방 대표의 역할은 사업 확대에 그치지 않고 공급망 리스크 해결에도 초점이 맞춰져 있다. 글로벌 물류 시장이 미·중 무역갈등을 중심으로 복잡하게 얽히면서 공급망 리스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해운 분석 회사 제네타에 따르면 아시아에서 미국 서부 및 동부 해안으로 향하는 컨테이너의 평균 현물 운임은 지난달 1일 이후 각각 58%, 46% 하락했으며 앞으로도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
해상운임 운임 변동 상황 속에서 최적의 운송 경로, 비용, 일정 등을 조합해 맞춤형 물류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은 현지 물류기업의 전략 역량에 달려 있다. 이에 방 대표는 헬스케어·콜드체인 등 고부가 물류 분야에서 쌓아온 전문성을 바탕으로 복잡한 공급망 리스크를 해결할 수 있는 최적의 인물로 평가받는다.

◆토털 물류 플랫폼 전략…방 대표 리더십 주목
LX판토스도 이러한 글로벌 불확실성에 대응해 복합운송 네트워크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LX판토스와 일본 선사와의 합작법인 ‘박스링크스’가 올해 초 유니언퍼시픽(UP), 노퍽서던(NS), BNSF 등 주요 철도사와 직계약을 체결한 것도 미국 내 컨테이너를 활용한 철도·트럭 복합 운송을 통해 신규 수익 구조를 창출하고 공급망 통제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방 대표는 복잡한 공급망 설계와 실행을 현지에서 총괄하는 위치에 있다. 이는 단순한 B2B(기업 간) 영업이 아니라 고객 맞춤형 운송 설계, 계약물류(CL) 역량 강화, 서비스 운영 표준 수립까지 아우르는 리더십이 요구되는 자리다. 업계에서는 자스월드와이드에서 전 세계 50여 개국의 영업·마케팅 전략을 총괄했던 그의 이력이 큰 강점으로 평가한다.
또한 방 대표가 단순 수출입 운송을 넘어 현지 물류 인프라와 서비스 설계까지 통합하는 ‘토털 물류 플랫폼’ 전략을 추진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기존 물류센터 외에도 북미 내 추가 거점을 확보하고, 서비스 데이터를 축적해 고객 맞춤형 공급망관리(SCM) 컨설팅까지 제공하는 모델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방 대표가 JAS Worldwide에서 글로벌 영업총괄로서 50여 개국의 영업·마케팅 전략을 총괄하며 다양한 시장에서 서비스형 물류와 맞춤형 솔루션을 기획·운영한 경험도 이러한 기대를 뒷받침한다.
업계 관계자는 “LX판토스의 다음 목표는 ‘글로벌 종합물류 기업’으로의 진화이며, 미주 지역은 그 실험장이자 관문이 될 것”이라며 “데이비드 방 대표는 이를 위해 서비스, 인프라, 고객, 시스템을 한 데 엮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