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59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중앙일보·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주최)가 22일 경북 포항에서 개막한다. 1967년 4월 25일 지금은 사라진 서울 동대문야구장에서 첫발을 뗀 대통령배는 지난 58년간 고교야구의 부흥을 이끌었다. 지난해부터는 포항야구장과 포항생활구장을 새 개최지로 선정해 2년째 대회를 열고 있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의 관심을 끌어올리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해 포항시와 손을 잡았다.
대회가 혹서기(7월22일~8월2일)에 열리는 만큼, 고교야구 선수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낮 12시부터 오후 5시 사이에는 경기를 치르지 않기로 했다. 폭염이 심한 시간대를 피함으로써 선수들의 온열 질환 위험을 낮추기 위한 조치다. 개막일인 22일에는 오전 8시와 10시30분에 두 경기를 각각 시작하고, 오후 5시에 세 번째 경기를 재개한다. 26~28일로 예정된 8강전은 오전 8시와 10시30분, 오후 6시로 나뉘어 열린다. 다음 달 2일 열릴 예정인 결승전도 오후 2시가 아닌 오전 11시에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 정확한 시작 시간은 대회 운영 상황에 맞춰 결정할 예정이다.
올해 대통령배는 메이저리그(MLB)의 수퍼스타 오타니 쇼헤이(로스앤젤레스 다저스)처럼 투타를 겸업하는 ‘2학년 유망주’의 맞대결로 관심을 끈다. 그 주인공은 부산고 하현승과 서울고 김지우다. 나란히 투수와 타자를 병행하면서 초고교급 선수로 평가받는 이들은 대통령배를 통해 최고의 ‘이도류(二刀流) 유망주’로 인정받겠다는 각오다.

하현승은 1m95㎝, 88㎏의 건장한 체격을 자랑하는 외야수 겸 투수다. 타자로서 콘택트 능력이 좋고, 장타력도 타고났다. 몸매는 아직 호리호리하지만 제대로 맞은 타구는 매번 담장을 넘어간다. 올해 고교야구 주말리그 부산권 12경기에서 홈런 5개를 때려내며 ‘펀치력’을 입증했다. 투수로서 잠재력도 뛰어나다. 시속 140㎞대 중후반의 빠른 공과 날카로운 슬라이더에 타자들이 헛스윙을 연발한다. 본격적으로 투수를 한 건 고교 1학년부터이지만, 구위가 빼어나 금세 팀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지난해 11월 열린 롯데기 고교야구대회에선 2경기 동안 15타자 연속 삼진을 잡아내 화제를 모았다. 하현승은 “타자로 나오면 어떻게든 출루하려 하고, 투수로 등판하면 무조건 상대 타자를 막겠다는 각오”라며 “3학년 선배들과 1학년 후배들 그리고 2학년 동기들과 함께 꼭 대통령배 우승을 일구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지우도 하현승 못지않게 투타 모두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1m83㎝, 87㎏의 다부진 체구의 김지우는 3루수 겸 투수다. 어깨가 선천적으로 워낙 좋아 3루수로 나올 때도 강하면서도 정확한 1루 송구가 트레이드마크다. 투수로는 아직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않았지만, 등판 때마다 시속 150㎞에 가까운 강속구를 던져 눈길을 사로잡았다. 최근에는 그의 출전 경기를 보기 위해 MLB와 KBO리그 스카우트들이 서울고를 찾는다. 김지우는 “하현승과의 경쟁 구도가 부담되긴 하지만,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앞으로 파워를 더 길러 팬들로부터 사랑받는 선수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