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년 만에 중국 증시 투자 기회가 찾아왔다. 낮은 예금·채권 금리로 쏠렸던 가계 자금이 주식 시장으로 유입되고 인공지능(AI)·전기차·휴머노이드 로봇·바이오 등 전략 산업이 성장 동력을 확보하면서 구조적 반등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3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웹 세미나를 열고 지금이 중국 증시 투자 적기임을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정의현 미래에셋자산운용 ETF 운용본부장은 “현재 중국 증시는 풍부한 유동성과 저평가, 전략산업 성장이라는 3박자를 동시에 갖췄다”며 “10년 만에 찾아온 투자 기회"라고 목소리 높였다.
정 본부장은 현재 중국에서 대규모 ‘머니무브’가 일어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낮은 수익률에 지친 중국 투자자들이 주식 투자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은행 예금(1.6%)과 국채(1.7%) 금리 모두 1%대 수준에 불과해 수익률이 더 좋은 투자처를 찾아 이동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중국 가계 저축액은 160조 위안(약 3경 원)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120%에 달한다. 실제로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신규 증권 계좌 개설 수는 총 1456만 개로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했다.
정 본부장은 현재 중국 증시 흐름이 10여 년 전인 2014년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2014년 당시 중국 증시의 시가총액 대비 가계 예금 비율은 저점을 찍은 후 상하이 종합지수는 2000선에서 5000선까지 급등한 바 있다. 그는 “이번에도 유사한 사이클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며 “중국 증시는 단기 이벤트가 아닌 구조적 반등의 초입에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증시 상장 기업의 주가가 저평가 받고 있다는 점도 향후 증시 상승 기대를 키우는 요인이다. 지난달 말 기준 홍콩 항셍 테크 지수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7.1배에 불과한 데 반해 미국 나스닥100 지수는 26.9배에 달한다. 정 본부장은 홍콩 항셍 테크의 PER이 현재 중국 기업 수준에 비해 낮게 형성돼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중국 AI 산업의 발전이 저평가 해소의 촉매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 본부장은 “알리바바는 자체 AI 칩을 개발해 중국 내 파운드리에서 생산할 계획이며 위챗·알리페이 등 슈퍼앱 기반으로 AI 서비스 대중화가 빠르게 확산 중”이라며 "중국 빅테크의 저평가가 AI 산업의 확산과 자급률 상승으로 점차 해소될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이 AI 산업 외 전기차, 로봇, 바이오 테크 등 다수 분야에서 주도권을 확대하고 있다는 사실에도 주목했다. 중국 전기차 기업 BYD는 올해 예상 판매량이 테슬라 3배에 달하며 배터리·반도체·셀투바디(Cell-to-Body) 구조를 통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했다. 특허 수 세계 1위를 자랑하는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는 최근 유비테크 같은 대표 기업 제품이 실제 생산라인에 배치되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바이오 부분 역시 임상 규제 완화와 낮은 비용 등 장점을 바탕으로 글로벌 빅파마와의 협력이 급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