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저널]원영수 국제포럼= 루이스 이냐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7월 초 메르코수르 정상회담 때 최근 대법원 판결로 가택 구금형에 처한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데 키르치네르 전 아르헨티나 대통령을 방문하기로 했다.
크리스티나 키르치네르는 몇 주 전 부패 혐의로 아르헨티나 대법원에 의해 6월 가택연금과 영구적 공직 출마 금지 판결을 받았다. 크리스티나의 지지자들과 페론주의정의당(PJ)은 대법원의 결정에 반발해 연일 항의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브라질노동자당(PT)의 파울루 피덴타 대표는 룰라의 크리스티나 방문계획을 확인했다. 룰라와 크리스티나는 2000년대 초반의 집권 시기부터 각별한 정치적, 개인적 친분을 유지했다. 두 사람 모두 불순한 정치적 동기로 조작된 사법 리스크의 피해자가 됐다.
룰라는 2018~19년 구속되었지만, 브라질 연방대법원의 판결로 석방됐고, 대선에 승리해 대통령직에 복귀했다. 크리스티나에 대한 법정 공세와 가택연금도 유사한 형태를 취하고 있다.
룰라가 구속됐던 당시 아르헨티나에서도 룰라의 석방을 요구하는 운동이 벌어졌다. 부에노스아이레스의 5월광장에서는 매일 대규모 항의 시위가 벌어져 크리스티나에 대한 부당한 가택 구금형에 항의하고 있다.
크리스티나는 가택 구금 상태에서 “그들은 나를 구금할 수 있지만, 아르헨티나 국민을 구금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집회 참석자들은 “우리는 돌아올 것”이라는 슬로건으로 답했다.
룰라 대통령은 방문계획을 확정하기 전에 크리스티나 키르치네르와 통화를 했고, 위로의 말과 함께 그녀의 “침착함과 결단”을 치하했다.
2019년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도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나 브라질 정부와의 조율 없이 감옥에 있던 룰라를 면회했다. 룰라 대통령도 메르코수르 정상회담에 참여하지만, 아르헨티나의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과 양자 간 대화를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룰라와 키르치네르의 만남은 라틴 아메리카 좌파 지도자들의 연대를 상징한다. 극우파 정치세력의 사법적 공격과 정치공세에 대한 공동 대응과 연대의 노력은 풀뿌리 대중조직과 함께 국제적 지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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