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승격 이끈 ‘소통의 왕’ 윤정환, “내년에도 인천에서 볼 수 있나고요?”

2025-10-31

"우리 명주, 베스트 일레븐 꼭 좀 뽑아주세요~"

강등 1년 만에 인천의 1부 승격을 이끈 윤정환 감독이 '세일즈맨'이 됐습니다. 기자회견 말미부터 기자회견장을 나가면서까지 기자들을 향해 주장 이명주를 향한 투표를 독려하고 나섰습니다.

오늘(31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는 '2025시즌 인천유나이티드 K리그2 우승 및 승격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조건도 인천유나이티드 대표이사를 비롯해 윤정환 감독과 주장 이명주가 참석했습니다.

인천은 앞서 지난 26일 경남FC와의 홈 경기에서 3대 0 완승으로 2위 수원과의 승점 차를 10점으로 벌리며 남은 3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1위를 확정했습니다. 한 번도 1위 자리를 뺏기지 않고 1년 만에 다시 1부 리그에 복귀하면서 윤정환 감독은 또 한 번 '명장'임을 스스로 입증했습니다.

■"도움왕 노리는 제르소, 안 하던 프리킥 연습하더라…명주도 투표해달라"

26일 승격 확정을 지은 당시 흥분을 감추지 못했던 윤정환 감독은 오늘 기자회견에서는 차분한 톤을 유지하면서 스스로 "그때보다는 텐션이 좀 많이 떨어졌다"고 웃었습니다.

하지만 윤 감독은 다시 본인의 축구 이야기를 할 때 진지해졌습니다. 승격을 일궈낸 중심에 있는 감독으로서 어떤 점이 본인의 장점이라고 생각하는지 묻자, 윤 감독은 "선수들에게 진실되게 다가가는 점이다. 소통형 감독이라고 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우승했지만 인천에게는 이제 3경기가 남아있습니다. 특히 오는 주말 맞대결 상대인 부산을 시작으로 다음 경기 전남까지는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나머지 구상에 대해 윤 감독은 우선 포백과 미드필더진을 바꾸긴 어렵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전방에 나설 공격진에 대해서는 고민을 갖고 있는 듯했는데요. 이는 현재 득점왕 1위를 달리고 있는 무고사와 도움왕 1위를 노리는 제르소, 역시 영플레이어상을 노리는 박승호 등 시즌이 끝난 뒤 수상 가능성이 높은 선수들이 공격진에 포진해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 선수들이 함께 뛰면서 득점과 어시스트를 같이 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오늘 제르소도 운동 끝나고 여태껏 차지 않던 프리킥이랑 코너킥을 차고 있더라고요. 그런 방식으로 어시스트를 만들려고요. 또 경기를 많이 못 뛴 선수들을 기용하면서 성장 가능성도 봐야 하지 않을까 해서 고민입니다.

여기에 윤 감독은 바로 옆에 앉은 이명주를 꼽아 베스트11이 되면 좋겠다며 기자들의 투표를 독려하기 시작해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이명주는 "베스트11은 다른 팀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준 미드필더 선수들이 많아서 잘 모르겠다"며 "그냥 공로상 이런 거 하나 있으면 달라"고 겸손함을 표했는데요.

그러자 윤 감독이 적극적으로 말을 얹었습니다. "명주는 팀에 없어선 안 될 선수로 바뀌어 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인천이 결과를 낼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중원에서 이명주가 1차 수비와 빌드업 등을 잘해줬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윤정환 감독, 내년에도 1부에서 인천과 '윤정환 매직' 쓸까?

지휘봉을 잡자마자 1부 승격을 이뤄낸 윤정환 감독을 향한 인천 팬들의 신뢰는 더욱 두터워졌습니다. 이런 리더십과 전술 운용 능력이라면 다음 시즌 1부에서 잔류는 물론 상위 스플릿 진출과 우승 도전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까지 나올 정도입니다.

일단 윤정환 감독은 내년 시즌 인천에 대한 구상을 묻는 말에 말을 아꼈습니다. 윤 감독은 "아직 이번 시즌이 끝나지 않았다"면서 "구상이야 생각은 하고 있지만 여기서 말씀드릴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양해를 구했습니다. 내년 시즌 목표에 대한 질문의 대답 역시 제한적이었습니다.

좀 더 단도직입적으로 물었습니다. 내년에도 인천 사령탑으로 볼 수 있느냐입니다. 윤 감독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다들 그 이야기를 들으러 오신 것 같은데, 저에게 자세한 이야기에 대해 연락이 온 것은 없지만 대리인하고 구단이 잘 소통하고 있는 거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윤 감독은 인천과의 동행을 위해선 '구단의 장기적 비전'을 필수 요소로 꼽았습니다.

"감독 입장으로선 내년 선수 구상과 비전, 이게 가장 중요합니다. 1년 만에 승격했지만, 이 팀의 장기적인 비전이 어떤지에 따라 생각이 바뀔 거라고 봅니다. 프로팀은 그렇게 가야 합니다. 1년씩 하루살이로 버티는 것보다 계획적으로 이 팀이 성장할 수 있는 비전이 있을 겁니다. 인천 구단은 좋은 환경에 있고 열정적인 서포터즈가 있습니다. 비전이 좋고 성적이 더 좋으면 (축구) 산업적으로도 좋은 지역입니다."

인천은 K리그2 우승 및 승격 세리머니를 마지막 홈 경기인 23일 충북청주전 진행할 계획입니다. 그때 팬들과 함께 트로피를 들어 올리면서 '인천과의 재계약'이라는 선물도 함께 찾아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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