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타 앞세운 ML과 달리
콘택트·주루·수비 탁월
딱 SF가 원하는 스타일
李는 7G 연속안타 행진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7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이정후는 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와 원정 경기에 3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이정후의 시즌 타율은 0.319(116타수 37안타)가 됐다.
최근 타격감이 조금 떨어진 듯 보여도 안타를 꾸준히 생산하면서 7경기 연속 안타 기록을 이어갔다. 최근 6경기에서는 1안타씩만 때려내고 있다.
이정후는 1회 첫 타석 내야 뜬공, 4회 두 번째 타석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난 뒤 6회 강한 타구로 내야 안타를 만들었다. 0-4로 끌려가던 4회 2사 1·3루에서 샌디에이고 선발 마이클 킹의 5구째 싱커를 잡아당겨 1루수 강습 타구를 만들었다.
이 타구가 샌디에이고 1루수 루이스 아라에스의 글러브에 맞고 유격수 쪽으로 굴절된 사이 3루 주자가 홈을 밟았다. 8회 마지막 타석에서는 외야 왼쪽으로 빗맞은 타구를 날렸으나 샌디에이고 좌익수 제이슨 헤이워드의 호수비에 걸려 아웃됐다. 샌프란시스코는 3-5로 져 2연패에 빠졌다.
이정후의 활약에 그를 응원하는 팬클럽 ‘후리건스(HOO LEE GANS)’도 점점 더 시선을 끌고 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는 1일 ‘후리건스’의 이야기를 집중 조명하며 팬 클럽을 창단한 카일 스밀리의 인터뷰를 실었다. 일회성 이벤트로 시작했지만 현지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한국 언론사로부터 인터뷰 요청까지 받자 ‘후리건스’는 공식 웹사이트와 SNS를 개설해 소통을 시작했다.
스밀리는 “3주 전만 하더라도 내 아파트에 가발과 셔츠 박스가 쌓여 있던 것이 전부였는데 지금은 전 세계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게 됐다. 이렇게 키워갈 수 있어 놀랍다”며 “요즘 세상 살기 힘들다. 경기가 열리는 9이닝 동안이라도 같이 웃고 가발 쓰고 마음껏 즐길 수 있어서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은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동안 샌프란시스코 팬들은 특급 스타 플레이어의 등장을 바라고 있었다. 올시즌 메이저리그에서 특급 타자 반열로 향하고 있는 이정후가 이런 욕구를 충족시켜주고 있다. 스밀리는 “이정후는 딱 우리가 원하는대로 플레이 한다. 정말 속도감 있게 뛴다. 훌륭한 팀원이다”라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 팬들은 KBO리그의 스타일이 이정후의 ‘스타성’을 더 키워준다고 해석하고 있다. 장타를 앞세운 메이저리그의 대표적인 스타 타자들 사이에서 이정후는 독보적인 콘택트 능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잘 맞히면서도 리그에서 가장 많은 2루타를 때리고 빠른 발로 주루와 수비 능력까지 탁월하다. 스밀리는 “이정후는 KBO 스타일의 영향을 받아 독특한 플레이를 펼친다. 그게 인기의 비결이다. 지금 샌프란시스코는 에너지가 넘친다. 그 중심에 이정후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