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광복 80주년 기념 영상에 ‘도쿄역’ 논란
영상 오른쪽 상단에 차량이 좌측통행하는 모습
국가철도공단, 신칸센 사진 넣었다가 사과하기도

국토교통부가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올린 영상에 일본 도쿄역 전경이 담겼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다. 국토부는 “인공지능(AI)이 생성한 이미지”라고 해명했지만, 비판이 이어지자 해당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해당 논란은 17일 엑스(X·옛 트위터)에서 한 누리꾼이 국토부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의 한 장면을 갈무리해 “도쿄역 남단”이라고 주장하면서 불거졌다.
국토부는 지난 15일 광복절을 맞아 국토부 공식 유튜브에 ‘120년 철도, 국민이 되찾은 광복과 함께 달리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그러나 1분 56초짜리 영상 속 일부 장면이 일본 도쿄역의 남단과 유사하고, 차량이 좌측통행을 하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일본 도로임을 한눈에 알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실제로 해당 장면과 유사한 영상이 한 자료 사이트에서 ‘도쿄의 기차를 밤에 촬영한 타임랩스’라는 설명으로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누리꾼들은 “광복 80주년 기념 영상에 일본 철도라니 제정신이냐”, “광복을 넣으면서 일본 철도 영상을 쓸 수가 있나”, “단순 실수라기엔 어처구니가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국토부는 해당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영상을 제작한 외주업체가 AI를 활용해 이미지 등을 자동 스크래핑하다가 해당 영상을 활용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국토부는 “실제 도쿄역인지 여부는 아직 확인 중이지만, 좌측통행과 철도 협궤 등을 고려할 때 일본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며 “앞으로 검수를 더 철저히 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공공기관이 광복절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홍보물에 부적절한 사진이나 문구를 활용했다 뭇매를 맞는 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2022년 국가철도공단은 광복절 기념글을 올리면서 태극기·무궁화와 함께 일본 고속열차인 신칸센 사진을 합성해 넣었다가 사과한 바 있다.
철도공단은 2022년 8월 15일에 ‘광복절 77주년 특집’이란 제목의 카드뉴스를 공단 공식 인스타그램에 게시했다. 카드뉴스는 태극기를 배경으로 왼쪽 아래에 무궁화, 오른쪽 아래에는 일본의 고속열차인 신칸센이 그려진 그림이 포함돼 비판을 받았다.
당시 철도공단은 “SNS 채널에 게시된 ‘8·15 광복절 특집’ 콘텐츠에 부적절한 이미지가 사용된 사실이 있다”며 “자긍심 높은 철도문화를 만들어 가야 할 책임이 있는 기관에서 부적절한 사진을 사용해 공단 SNS를 이용하는 분들께 큰 불편을 드린 점,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사과했다.
국윤진 기자 sou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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