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국민 자격증이었는데…잘나가던 '이 직업' 어쩌다 이 지경 됐나

2025-11-21

‘국민 자격증’으로 불리던 공인중개사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 개업 중개사 수가 꾸준히 줄면서 업계 전반의 침체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1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개업 공인중개사 수는 11만272명으로 2022년 중순 이후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월 11만1700명에서 4월 11만1440명, 8월 11만448명으로 꾸준히 줄어들다 결국 11만300명 선까지 무너졌다. 업계에서는 10월에는 11만명 아래로 떨어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전국적으로 휴·폐업이 증가하고 있지만 특히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 폐업이 집중적으로 늘고 있다. 9월까지 서울에서는 2006명, 경기에서는 2352명의 공인중개사가 문을 닫았다. 이는 세자리수에 머무르는 다른 지역보다 최대 31배 많은 수준이다. 폐업이 가장 적은 곳은 세종(75명)이었다.

공인중개사 인기가 급감한 이유로는 △거래량 급감 △부동산 규제 강화 △자격증 보유자 급증 등 세 가지 요인이 꼽힌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최근 부동산 거래가 거의 멈춘 수준”이라며 “중개업은 거래 건수가 곧 수입으로 직결되는데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올해 부동산 거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60%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의 규제 정책도 영향을 미쳤다. 정부는 최근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을 규제지역 및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는 ‘10·15 대책’을 발표했다. 해당 지역에서 공인중개사 수가 빠르게 줄고 있는 것은 규제 여파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도한 공급 문제도 지적된다. 올해 4월 기준 공인중개사 자격증 보유자는 55만1879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개업 상태가 아닌 ‘장롱 면허’ 보유자만 44만명 이상이다.

업계는 당분간 개업 중개사 수가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신규 개업이 줄어드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며 "휴업했다가 권리금을 포기하고 폐업으로 전환하는 중개사도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수요 억제를 위한 금융 규제로 부동산 시장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의 대규모 공급 대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침체한 부동산 중개 업황의 분위기를 반전시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