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맥 한 잔이 10조원 AI 동맹으로"…젠슨 황·이재용·정의선 회동 재조명
"삼성·현대·SK·네이버·정부가 26만장 GPU로 AI 국가 전략 짠다"
HBM·파운드리·제조 DNA가 한국 경쟁력…"GPU만으론 부족, 인재가 승부처"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깐부회동의 거대한 서사, 26만 장 GPU, 한국 경제의 운명을 바꿉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온라인에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의 한 치킨집에서 만난 '치맥 회동'을 한국 경제의 전환점으로 해석한 내용이다.
본인을 사업가라고 밝힌 조선규씨는 지난 3일 페이스북에 이번 회동이 단순한 친목 자리가 아니라 한국이 엔비디아의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 26만 장을 확보하는 역사적 순간이었다고 밝혔다. 조 씨는 "26만 장이면 10조 원 규모로, 서울 지하철 9호선 건설비의 5배에 달한다"며 "이 한밤의 만남이 향후 한국을 세계 3위권 인공지능(AI) 인프라 국가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26만장 GPU로 짠 'AI 국가 전략'
글은 확보된 GPU가 삼성전자, 현대차그룹, SK그룹, 네이버클라우드, 정부로 각각 배분될 예정이라며 "이 5개 축이 향후 한국 산업 전략의 방향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AI 기반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해 반도체 공정의 수율을 끌어올리고, 제조 전 과정을 AI로 통합하는 '반도체 AI 팩토리'를 구축한다.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 기술에서 외국 플랫폼 의존을 벗어나 자체 데이터 학습 시스템을 구축해 '데이터 주권'을 회복하고, 로봇과 건설기계를 포함한 피지컬 AI(Physical AI) 생태계로 확장한다.
네이버는 6만 장의 GPU로 GPT-4급 연산 능력을 확보해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X'를 1조 파라미터 규모로 확장하고, 국내 기업들이 외국 클라우드에 의존하지 않고 AI를 개발할 수 있는 기업간거래(B2B) 인프라를 마련한다. SK그룹은 반도체·통신·클라우드 인프라를 연계한 AI 팩토리를 추진하며, GPUaaS(서비스형 GPU) 시장에 본격 진출할 계획이다.
◆엔비디아가 한국을 택한 세 가지 이유는
조 씨는 엔비디아가 한국을 전략적 파트너로 선택한 배경을 세 가지로 정리했다. 첫째는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3E 메모리 독점 공급이다. 그는 "AI 칩의 성능을 좌우하는 건 GPU가 아니라 메모리의 대역폭이며, 하이닉스는 그 '도로'를 가장 잘 깔 수 있는 회사"라고 설명했다.
둘째는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잠재력이다. 엔비디아는 TSMC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줄이기 위해 생산 다변화를 모색 중이며, 삼성의 기술 향상은 공급망 리스크를 완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셋째는 한국의 제조업 DNA다. 자동차·로봇·조선·전자 등 하드웨어 산업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정밀성을 가진 한국이야말로, 엔비디아가 추구하는 '피지컬 AI' 전략에 가장 잘 맞는 파트너라는 것이다.

◆GPU만으론 부족하다…성공 위한 다섯 가지 과제
글은 "GPU를 확보했다고 해서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섯 가지 구조적 과제를 짚었다. 첫째는 소프트웨어 종속 리스크다. AI 생태계의 핵심은 엔비디아의 '쿠다(CUDA)'로, 이를 벗어나기 위해선 오픈소스 프레임워크와 자체 알고리즘 개발이 필수라고 지적했다.
둘째는 국산 AI 반도체 육성이다. 퓨리오사AI, 리벨리온 같은 국내 스타트업을 적극 지원하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기술 주권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셋째는 전력 인프라 문제다. GPU 26만 장이 소비하는 전력은 최대 600MW로, 제주도 전체 전력 사용량의 절반에 해당한다. 수도권 전력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방에 분산형 데이터센터를 조성하고 에너지저장장치(ESS)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넷째는 AI 인재 유출이다. 글은 "공학 인재들이 의대로 몰리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GPU 100만 장을 확보해도 활용할 사람이 없다"고 꼬집었다. 마지막은 AI의 사회적 영향 관리다. 일자리 대체, 윤리 문제, 생산성 격차 확대에 대비한 'AI 전환 지원 정책'과 '로봇세' 같은 사회적 분배 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글은 "AI 산업의 진짜 자산은 하드웨어가 아니라 인재와 알고리즘"이라며 "삼성과 현대, 네이버와 SK가 협력하고 정부가 현명한 정책으로 뒷받침한다면 2030년대 한국은 세계가 주목하는 AI 혁신의 중심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깐부회동에서 시작된 나비의 날개짓을 태풍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 태풍이 한국 경제를 새로운 고도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마무리했다.
sy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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