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작은 도시, 큰 꿈⋯올림픽은 완주·전주 통합에서 시작된다

2025-06-18

도시는 상징으로 말한다. 서울이 경제를, 부산이 해양을, 평창이 겨울을 대표한다면, 전주는 문화다. 천년의 시간이 켜켜이 쌓인 고도(古都)이며, 한류의 뿌리다. 그리고 이제 전주는, 세계인을 하나로 모으는 올림픽의 이름이 되려 한다.

김관영 지사의 발걸음은 쉼이 없다. 국제올림픽위원회를 직접 찾아 토마스 바흐 위원장을 만나고, 전주의 가능성을 세계에 알렸다. 2036년 하계올림픽 유치라는 도전은 단지 스포츠 이벤트를 넘어, 지역의 정체성과 미래 비전을 세계에 증명하려는 여정이다. 이 도전은 단순한 유치전이 아닌, ‘작지만 옹골찬 도시의 가능성’이라는 메시지를 세계에 전달하는 상징적 선언이기도 하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도하, 이스탄불, 카이로 등 경쟁 도시들은 규모와 인프라, 네임밸류에서 전주를 압도한다. 다행인 점은 올림픽이 도시의 크기나 유명세만으로 결정되던 시대가 끝났다는 사실이다. 이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지속가능성과 지역 균형, 문화적 차별성에 주목한다. 전주의 저력이 평가 기준이 된 시대가 온 것이다.

그럼에도 딱 하나, 부족한 점이 있다면 바로 규모다. 올림픽이 열리면 선수단과 취재진, 관광객 등 수천만 명이 몰려온다. 30개 내외 종목에서 수백 건의 경기가 치러진다. 선수촌 외에도 수많은 숙박시설, 다양한 규모의 경기장들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타지역과 협력한다 해도, 전주에는 인프라를 위한 공간이 필요하다. 이 난제의 해답이 있을까? 그렇다. 이미 우리 손에 쥐어져 있다. 바로 완주·전주 통합이다. 심지어 통합시는 심사에서 가점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행동이 심사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완주와 전주가 하나가 되면, 인구 75만에 서울의 2배에 가까운 면적을 가진 대규모 도시가 탄생한다. 통합을 통해 이렇게 단일 행정구역이자 광역거점 도시로 전환하면, 입지를 더 단단히 할 수 있다. 또, 새만금과의 연계를 통해 글로벌 접근성과 올림픽 개최 여건을 안정화하기도 쉽다. 세계에, 더 경쟁력 있는 제안서를 내놓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훌륭한 토대에 내실 있는 디테일을 채우려면, 지금부터 바삐 움직여야 한다. 완주와 전주가 하나가 되어 기존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각 지역을 속속들이 파악하자, 철도·도로망 등 교통 인프라 확충 계획을 구체적으로 담고, 새만금 신항과 국제공항의 조기 완공 의지도 명확히 하자. 그러면 IOC가 강조하는 지속가능성과 비용 효율성 측면에서도 강점을 어필할 수 있다. 올림픽이라는 국제행사 한 건만을 위한 것이 아닌, 정주요건 개선과 지역발전이라는 우리의 미래를 위한 기반 구축임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전통문화와 녹색도시, 미래산업인 탄소·수소산업과 스마트인프라가 공존하는 이곳은 ‘작은 도시, 큰 올림픽’이라는 비전에 가장 걸맞은 모델이 될 것이다. ‘문화올림픽’, ‘에코올림픽’이라는 새로운 기준을 완주와 전주가 선보이게 될 것이다. 올림픽 이후, 대기업 본사나 주요 시설을 끌어옴으로써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민간 협력을 통해 재정 안정성까지 달성하면, 국제사회는 우리 지역을 훨씬 신뢰하게 될 것이다.

바로 지금이다. 2036년이 아득해 보이지만, 준비할 것에 비해 넉넉한 시간이 아니다. 작은 도시에서 시작된 하나의 결단이, 역사와 사회와 문화를 바꿀 수 있음을 보여주자. 과거 바르셀로나처럼, 도시재생과 세계화를 동시에 이뤄내자. 완주와 전주가 손을 맞잡고, 성화의 불꽃을 이 땅에서 타오르게 하자. 지금이 그 첫걸음을 떼야 할 때다.

성도경 완주전주상생발전 완주군민협의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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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도시 #큰 꿈 #완주·전주 통합 #올림픽

기고 gigo@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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