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色 연설 키워드… 이재명 ‘심판·통합’ 김문수 ‘진정성’ 이준석 ‘교체’ [6·3 대선]

2025-06-01

챗 GPT가 분석한 후보들의 ‘말’

李, 계엄 비판하며 국민주권 강조

민생 위기 해결사 이미지 내세워

金, “거짓말 않는 후보” 신뢰 전략

GTX·판교 개발 등 경제 성과 부각

이준석 ‘거대 양당체제 종식’ 역설

제21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최후의 ‘100m’에 접어들었다. 3주간 펼쳐진 레이스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김문수,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 등은 전국을 누비며 각자의 ‘언어’로 국민의 지지를 호소했다.

이 기간 후보들은 어떤 논리로 유권자들에게 자신이 대통령이 되어야 할 이유를 설득했을까. 세계일보는 지난달 12일부터 31일까지 20일간 세 후보의 유세 발언 전문을 수집해, 인공지능(AI) 챗GPT의 도움을 받아 분석했다. 분석 결과, 후보들의 언어 속에는 각 진영이 이번 대선에 임하는 전략과 전술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1일 세계일보가 세 후보의 유세 전문을 분석한 결과, 이재명 후보는 ‘심판과 통합’을, 김문수 후보는 ‘진정성’을, 이준석 후보는 ‘교체’를 핵심 화두로 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이재명 후보의 유세 발언을 챗GPT에 학습시켜 단 한 문장으로 요약해 달라고 하자 “헌정질서를 파괴한 세력을 심판하고 국민이 주인이 되는 진짜 민주공화국을 함께 만들어 가자”는 결과가 도출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에 대한 비판으로 시작해 ‘국민이 주권자이며 공무원은 공복일 뿐이다’라는 논리 구조가 이어진다. 이재명 후보는 유세현장에서 ‘빛의 혁명’, ‘진짜 대한민국’, ‘주권자는 국민입니다’ 등의 발언을 되풀이 해서 쓰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 역시 이러한 논리구조의 연장선상에서 나오는 발언들이다. 챗GPT는 이재명 후보가 ‘12·3 비상계엄’과 민생경제라는 ‘위기’를 제시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 자신인 점을 적극 부각하는 한편, ‘통합과 미래’의 언급을 통해 “진짜 대한민국으로 나아가자”는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재명 후보는 31일 세종특별자치시 유세에서 “여전히 국가기관에 숨어있는 내란 잔존세력들을 완전히 뿌리 뽑아서 그에 상응하는 엄정한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며 “이번 대선은 그 내란을 극복하고 민주주의를 회복해 이 나라 주인이 국민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증명하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김문수 후보의 ‘한 문장’은 무엇일까. 챗GPT는 김 후보가 “거짓말하지 않고 일 잘하는 정직한 대통령이 되어 ‘박정희 정신’으로 대한민국 경제를 다시 일으키겠다”는 문장을 제시했다. ‘신뢰리스크’에 시달리고 있는 이재명 후보를 겨냥, ‘거짓말 안하는 후보’를 적극 부각시키는 전략이다. 그는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지난달 12일 대구 서문시장 유세에서 “저는 어떤 경우든지 간에 절대로 사람들 속이고, 도둑질하고 이런 건 죽어도 못한다. 나는 학교에서 쫓겨나든 감옥가든 거짓말은 못한다”며 “그랬더니 갑자기 국민들이 ‘대한민국에도 이런 인간이 있느냐’며 저를 대통령 후보로 만들어주셨다”고 말했다.

또 하나의 특징은 ‘실적 강조’다. 광역급행철도(GTX), 판교신도시, 삼성 평택 반도체 공장 등 경기도지사 시절 자신의 치적을 적극 내세우며 ‘청렴한데 일 잘하는 후보’라는 점을 부각시킨다. 챗GPT는 김 후보가 정직함과 실적을 토대로 한 보수가치의 재현을 핵심 메시지로 삼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이승만 전 대통령, 박정희 전 대통령을 적극 내세우며 보수층 정서를 자극하는 것도 김 후보 유세의 특징이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한 마디’는 “양당의 실패를 끝내고 세대교체와 책임정치로 대한민국을 다시 도전하는 나라로 바꾸겠다”다. 챗GPT는 이준석 후보가 거대 양당 비판을 고리로 삼고, 청년년과 책임정치를 중심삼아 유세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난달 31일 수원 유세에서 “제가 정말 분골쇄신 열심히 일해서 제 조국 대한민국, 우리 모두의 조국 대한민국 발전시켜서 여러분에게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