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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 토스 출신이라며?”
IT 업계 ‘토라포밍’ 오해와 진실 [토스연구 外傳]
지난달 대중의 뭇매를 맞은 카카오톡 업데이트 사태 책임 공방이 홍민택 카카오 최고제품책임자(CPO) 쪽으로 쏠리면서 업계가 들썩였다. 불은 그의 전 직장 토스에 옮겨붙었다. 동료들 우려에도 불구하고 과감(혹은 무리)하게 대규모 업데이트를 한번에 감행한 그의 업무 스타일이 토스의 기업문화와 닮아 있다는 게 요지였다. 한마디로 홍 CPO가 카카오에 ‘토라포밍’을 시도했다는 것.
토라포밍은 토스 전·현직자, 그리고 IT 업계 사람들 사이에서 은은하게 퍼져 있는 표현이다. 토스 직원이 새로 이직 또는 창업한 회사에 토스식 업무 스타일을 이식하려 할 때 ‘저 사람, 토라포밍 중이네’라고 말한다. 마치 SF 영화 속 인간들이 지구 아닌 또 다른 행성을 자신들에게 익숙한 환경으로 만드는 것(테라포밍·Terraforming)처럼 말이다. 극강의 자율성, 직설적인 피드백, 완벽보다 실행… 호불호는 나뉠지언정 토스의 조직문화는 오래 전부터 그 콘셉트 하나만큼은 확실하게 지켜왔다. 토라포밍 역시 이러한 자부심에서 탄생했다고도 볼 수 있다.
이직이 잦은 IT업계 특성상 한 기업 안에도 온갖 기업 출신들로 가득한데, 왜 유독 토스라는 기업에만 ‘토라포밍’이란 표현까지 나오는 걸까. 왜 토스를 다녀간 사람들은 다른 기업에도 토스의 문화를 입히고 싶어할까. 토라포밍 유경험자들의 이야기, 토라포밍을 바라보는 엇갈린 시선, 토라포밍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모두 담았다.

1. ‘1am=1pm’(?) 토스 출신의 실체
토스 프로덕트 오너(PO)로 수년간 일해 온 A는 2년 전쯤 일을 그만둔 뒤 한동안 휴식기를 가졌다. 쉬는 기간 동안 종종 다른 기업 채용 담당자로부터 티타임 제안이 오곤 했다. 그때 만났던 국내 유명 IT기업 채용 담당자는 A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여기는 A님 일하고 싶은 대로 원없이 일할 수 있어요.”
이후에도 비슷한 만남을 몇 번 더 경험한 뒤 A는 깨달았다. ‘토스에서 n년 이상 근무했다 하면 다들 일친자(일에 미친 자)인 줄 아는구나….’ 실제 국내 한 HR 스타트업 관계자는 “(토스 출신들은) 새벽 1시에 전화해도 오후 1시에 받는 것처럼 일한 사람이란 이미지가 업계에 있다 보니 그런 관점에서 기업들이 어느 정도 선호하는 인재인 건 맞다”고 들려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