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이 9일 러시아 전승절 80주년을 맞아 주북 러시아 대사관을 방문하는 등 끈끈한 북러 밀착을 과시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날 러시아 대사관을 방문해 "위대한 소련군대와 인민이 파시즘을 이긴 승리의 날이 인류의 운명과 미래에 미친 미증유의 중대한 영향과 영원한 의의"에 대해 피력했다. 이어 "조로(북러)관계의 오랜 전통과 숭고한 이념적 기초, 불패의 동맹관계를 끊임없이 공고발전시켜 나가려는 우리 당과 정부와 인민의 확고부동한 입장"을 천명했다.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 직접 참여하는 대신 러시아 대사관에서 북러 밀착을 과시한 것이다.
전일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 러시아 대사도 평양 양각도국제호텔에서 노광철 국방상 등을 초청해 연회를 열고 “쿠르스크 해방 작전은 러시아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동맹국이라는 사실을 증명했다”고 밝힌 바 있다. 마체고라 대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쿠르스크 해방 작전에서 큰 역할을 한 북한군의 용감함과 희생을 높이 평가했다”며 푸틴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북한 지도부, 인민에게 사의를 표한 사실을 언급했다. 이어 “조선의 영웅들을 추억하는 아름다운 기념탑들이 일떠설(세워질) 해방된 도시들과 마을들, 광장들은 그들의 이름으로 불리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쿠르스크 현지에 북한군 기념탑을 건설하고 쿠르스크 내 마을의 명칭까지 바꿀 계획을 공개한 것이다.
노 국방상도 연회에서 “조선인민군은 앞으로도 러시아 군대의 행동을 변함없이 지지 성원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김 위원장은 8일 동부전선구분대들의 장거리포·미사일 체계 합동타격훈련을 직접 지도하며 “전쟁 억제 전략과 전쟁 수행의 모든 면에서 핵무력의 중추적 역할을 부단히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올 들어 북한은 신형 무인기, 공중조기경보통제기 등을 잇따라 공개하고 포탄 증산 계획을 밝히는 등 부쩍 무력을 과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파병의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군사·기술 지원을 받는 것으로 추정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