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전승절'에 김정은 미사일 쏘고, 푸틴-시진핑 대북제재 해제 주장

2025-05-09

북 다연장 방사포로 이름 바꿔 발표…“우크라이나전쟁 경험 반영한 듯”

북러 밀착에 거리두던 시진핑 전략 바꿨나…“미러·북미 대화 경계 필요”

[미디어펜=김소정 기자]9일 러시아 모스크바의 붉은광장에서 소련의 2차 세계대전 승리 80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가 열린 날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600㎜ 다연장방사포와 전술탄도미사일 화성포-11가 훈련을 지도했다고 밝혔다.

한때 전승절에 김정은의 참석 여부가 주목받았지만 김정은의 마이웨이가 지속된 셈이다. 여기에 모스크바를 찾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대북제재 해제에 한목소리를 내면서 ‘관세 전쟁’을 벌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견제구를 날렸다.

전날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다양한 종류의 단거리탄도미사일 수발을 발사했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북한은 9일 노동신문 등 북한매체를 통해 “장거리포 및 미사일 체계 합동타격훈련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훈련을 지휘한 김정은은 “전쟁억제 전략과 전쟁수행 전략의 모든 면에서 핵무력의 중추적 역할을 부단히 제고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노동신문은 전했다. 김정은은 또 “포병 무력의 급진적인 장성 강화는 앞으로 군사행동 실천에서 많은 변화를 예고한다며 군대의 작전능력 확보에 더 크고 각이한 가능성을 부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이 밝힌 다연장방사포는 과거 ‘초대형 방사포’의 명칭을 변경한 것으로, “우크라이나전쟁에서 사용한 경험을 반영해 무기체계 성격을 명확히한 것”이란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KN-25인 600㎜ 초대형 방사포로 명칭해오던 북한이 이번에 다연장방사포와 장거리포란 호칭으로 바꿨다”며 “방사포는 연속 발사를 통해 특정지역을 광범위하게 포격해 피해를 입히는 무기체계이다. 우크라이나전쟁에서 사용된 초대형 방사포를 외신들이 ‘북한의 MLRS’로 호칭해왔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김정은의 발언을 볼 때 이번 발사는 KN-23과 KN-25의 기능 개선 실험이며 전술핵 운용 능력 과시라는 이중목적 아래 진행됐다고 볼 수 있다”며 “이 두 무기체계는 어떤 탄두를 탑재하냐에 따라 전술핵무기와 재래식무기 모두 가능한 이중 용도 미사일”이라고 말했다. 전술핵으로 상대의 행동을 억제하고, 재래식무기로 실제 전쟁 수행 능력을 보였다는 것이다.

한편, 러시아 전승절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스크바에서 만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대북제재 중단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러시아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두 정상은 이날 크렘린궁에서 3시간30분에 걸쳐 정상회담을 한 뒤 ‘새시대 포괄적 파트너십과 전략적 상호작용 강화’에 관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이 성명에서 두 정상은 “양국은 정치·외교적 수단으로만 한반도 문제의 포괄적 해결을 전면 추진하는 것을 지지한다”며 “관련국들이 북한에 대한 일방적인 강압적 조치와 무력 압박, 동북아지역 군사화 정책과 대결을 유발하는 정책을 포기하면서 한반도 긴장을 줄이고 무력·군사 충돌 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실질적 조처를 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밀착이 진행되면서 북한과 중국 관계엔 이상기류가 흘렀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에 시진핑 주석이 푸틴 대통령과 함께 대북제재 해제 공동성명까지 내면서 전략을 바꾼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대북제재 해제 문제는 지난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을 도중에 결렬시켰을 만큼 북미대화에서 주요 안건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전쟁을 중재하고, 푸틴 대통령이 북미대화를 중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어서 시 주석으로선 이를 경계할 필요가 있어보인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쟁에도 맞서야 하는 시 주석이 북중러 3각 밀착을 시도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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