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첫 투자' 찜한 구자은 LS 회장...추가 투자 '골몰'

2025-08-26

버지니아 해저케이블 공장 착공, 1조원 투입

2030년까지 4조원 투입해 전력망 확대 구상

AI·재생에너지 수요 대응, 글로벌 공급망 확보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구자은 LS그룹 회장이 이재명 대통령의 미국 순방에 경제사절단 자격으로 동행하며 미국 전력망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보호무역 강화 흐름에도 불구하고, LS그룹은 현지 생산 인프라 확대 정책을 적극 활용해 해저케이블, 전력기기, 권선 등 전력망 전반에 걸친 대규모 투자를 이어갈 방침이다.

26일 LS그룹과 재계에 따르면 구자은 회장은 25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소재 윌러드 호텔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한미 재계 인사들을 만났다. LS그룹은 이날 후속 투자 계획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그룹 내부에서는 이미 북미 시장을 장기 투자처로 확정하고, 오는 2030년까지 총 30억 달러(약 4조 원) 규모의 자금 투입을 예고한 상태다.

LS는 미국의 전력망 인프라 수요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과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라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선제적인 사업 확장을 통해 글로벌 전력망 솔루션 기업으로의 위상을 굳힌다는 전략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LS전선의 버지니아주 체사피크 해저케이블 공장 건설이다. LS전선 자회사인 LS그린링크는 지난 4월 미국 최대 규모의 해저케이블 제조 공장을 착공했다. 총 투자액은 6억8100만 달러(약 1조 원)로,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이후 한국 기업이 진행하는 첫 대규모 현지 투자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미국 내 해저케이블 생산 인프라가 극히 제한적인 상황에서 현지 조달 확대와 공급망 안정성 확보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체사피크 공장은 엘리자베스강 유역 39만6700㎡ 부지에 들어서며, 연면적은 약 7만㎡ 규모다. 오는 2027년 3분기 완공, 2028년 1분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글로벌 수요 추이에 따라 설비 확장도 검토 중이다. 특히 201m 높이의 VCV 타워가 건설돼 버지니아주 최고층 구조물이자 필라델피아~샬럿 구간 동부 해안권에서 가장 높은 산업시설로 자리 잡을 예정이다. 전용 항만시설도 함께 조성돼 생산, 운송, 공급까지 원스톱으로 가능한 세계 최고 수준의 초고압직류송전(HVDC) 해저케이블 생산기지가 될 전망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현지에서도 지역 제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수백 개의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상징적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동시에 체사피크 역사상 최대 규모의 민간 투자라는 점에서 해당 도시가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의 핵심 거점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단순한 공장 건설을 넘어 미국의 공급망 자립 전략과 지역 경제 발전을 동시에 견인하는 중요한 이정표라는 의미를 갖는다.

LS그룹은 LS전선 외에도 LS일렉트릭과 슈페리어에식스(SPSX)를 중심으로 전력기기·솔루션, 권선·통신 분야 투자도 확대한다. LS일렉트릭은 텍사스와 유타주에 현지 생산시설을 두고 배전반과 중저압 전력기기를 양산 중이며, 향후 변압기용 특수 권선 기술 공급을 통해 미국 내 전력망 강화 프로젝트에 참여할 계획이다. SPSX 역시 미국 전력망 수요 확대에 맞춰 권선·통신 사업 확장을 모색 중이다.

구 회장의 이번 방미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통상·산업 정책 기조를 직접 확인하고, 미국 정부 및 기업들과의 네트워크를 넓히며 추가 투자 기회를 탐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S그룹은 이번 체사피크 프로젝트를 미국·유럽·중동을 잇는 글로벌 해저사업 공급망의 중심축으로 삼고, LS마린솔루션과 LS에코에너지와의 사업 시너지를 극대화해 글로벌 에너지 인프라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재계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가 공급망 자립과 제조업 부흥을 강조하면서 외국 기업의 현지 생산이 필수 조건으로 자리잡은 만큼, LS의 선제 투자와 현지 공장 건설은 향후 미국 시장 내 입지를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sy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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