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1에서 진행 중인 반(反)동성애 혐오 캠페인이 다시 한 번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일부 선수들이 상징 로고를 가리거나 경기 출전을 거부했고 프랑스 정부는 제재 방침을 밝혔다.
BBC는 20일 “주말 리그1경기에서 올랭피크 리옹에서 뛰는 세르비아 출신 미드필더 네마냐 마티치와 르 아브르 소속 이집트 미드필더 아메드 하산은 유니폼에 부착된 캠페인 로고를 테이프로 가린 채 경기에 나섰다”고 전했다.
낭트 공격수 모스타파 모하메드는 아예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다. 해당 경기는 몽펠리에와의 강등권 운명이 걸린 중요한 일전이었지만, 모하메드는 개인적인 신념을 이유로 불참을 택했다. 그는 경기 전 자신의 SNS를 통해 “타인에 대한 존중뿐 아니라, 나 자신과 나의 신념에 대한 존중도 중요하다”며 “나의 가치관과 배경에 깊이 뿌리박힌 믿음 때문에 이번 캠페인 참여는 어렵다”고 밝혔다. 프랑스 언론에 따르면 낭트 구단은 모하메드에게 벌금을 부과할 예정이며, 벌금은 LGBTQ+ 차별 방지 단체에 기부될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사건도 논란을 키웠다. 랑스 수비수 조나탕 그라디가 모나코전 하프타임 도중 터널 안에서 동성애 혐오적 언사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BBC는 “이번 캠페인은 리그1이 다섯 번째로 추진하는 연례 이벤트로, 선수들은 무지개 색상의 심볼을 착용하고 경기장 내에도 관련 배너가 설치된다”며 “포용과 인권 존중을 알리기 위한 취지지만, 특정 선수들의 공개적인 불참 및 거부가 반복되며 사회적 파장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프랑스 체육부 마리 바르삭 장관은 “사회는 변화했고, 축구 안의 언어도 변해야 한다”며 “모든 형태의 동성애 혐오적 행위는 이제 용납할 수 없다. 가능한 제재 수단이 존재하며, 반드시 적용돼야 한다”고 공식 성명을 통해 경고했다. 실제 리그1 사무국은 지난해 모나코의 모하메드 카마라가 유니폼의 캠페인 로고를 테이프로 가린 것에 대해 4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내린 바 있다.
이처럼 일부 무슬림 선수들이 캠페인의 상징인 무지개색 로고와 관련해 종교적 또는 문화적 신념을 이유로 불참하면서 논쟁은 매년 되풀이되고 있다. 2023년에는 툴루즈 소속 일부 선수들이 “자신들의 이미지가 무지개색과 연관되는 것에 반대한다”며 경기 출전을 거부했고, 파리 생제르맹(PSG) 당시 소속이었던 이드리사 게예(현 에버턴 소속)도 2021년과 2022년 두 차례 관련 경기에서 빠졌다. 프랑스 국가대표 수비수이자 OGC 니스 소속 조나탕 클로스는 “이번 캠페인을 지지하지만, 항상 100% 동의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논쟁이 지속된다는 사실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리그1 사무국과 프랑스 축구연맹은 “축구는 사회적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강력한 플랫폼이며, 모든 구단과 팬들에게 이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BBC는 “반동성애 혐오 캠페인의 본래 취지는 인권 존중과 다양성 수용이지만, 종교와 신념의 자유를 둘러싼 갈등이 되풀이되며 프랑스 축구계는 또다시 사회적 딜레마에 직면하게 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