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유대주의 논란’에 26년 함께한 BBC서 하차하는 英 축구 전설 리네커 “지금 물러나는 것이 책임감 있는 행동”

2025-05-20

잉글랜드 축구의 전설인 게리 리네커(64)가 반유대주의적 의미가 담긴 온라인 콘텐츠를 공유한 데 대해 사과하고 자신이 오랜 시간 인기 축구 프로그램 진행자로 일해온 방송사에서도 떠나기로 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19일(이하 현지시간) “리네커가 오는 일요일(25일) 시즌 마지막 ‘매치 오브 더 데이’(Match of the Day) 진행 후 BBC를 떠날 것임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BBC 측도 “리네커가 자신이 저지른 실수를 인정했다”면서 “우리는 그가 이번 시즌 이후 진행에서 물러나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리네커는 선수 시절 바르셀로나(스페인), 토트넘 홋스퍼(잉글랜드) 등에서 활약한 세계적인 공격수 출신이다. 잉글랜드 국가대표로 80경기에서 48골을 넣었고,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는 6골로 대회 득점왕에 오르기도 했다.

리네커는 1999년부터 데스 리남을 대신해 BBC의 ‘매치 오브 더 데이’의 메인 진행자로 활동해왔다. 지난해 리네커와 BBC는 그가 2024~2025시즌을 마치면 프로그램에서 하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는 25일 이번 시즌 최종전을 치른다.

그러나 리네커는 이후에도 2026년 남자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과 북중미 월드컵에서는 BBC 해설을 맡을 예정이었다.

그런데 지난주 리네커가 팔레스타인계 캐나다인 변호사가 팔레스타인 자치구 가자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을 비난하는 내용으로 작성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물을 자신의 SNS에 공유한 것이 문제가 됐다. 해당 게시물에는 쥐의 이미지가 붙어 있었다. 쥐는 나치 독일이 유대인을 비하할 때 사용하던 것으로, 곧바로 유대계의 반발을 불러왔다.

논란이 일자 리네커는 19일 “쥐 이미지를 봤더라면 절대 게시물을 공유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의도적인 게 아니었다고 해명하고 사과했다. 리네커는 “경기장에서도, 스튜디오에서도 축구는 항상 제 인생의 중심이었다. 저는 축구에 대해, 그리고 제가 BBC에서 오랫동안 해 온 일에 대해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다”면서 “저는 반유대주의적인 내용을 절대 의도적으로 게시하지 않는다. 제가 지지하는 모든 가치에 어긋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고는 “하지만 제가 초래한 실수와 혼란을 알고 있고,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지금 물러나는 것이 책임감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리네커가 SNS 게시물로 논란에 휩싸였던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3년에는 SNS에 영국 정부의 난민정책을 비판하며 1930년대 나치의 언어 같다고 표현해 BBC로부터 출연정지 처분을 받았다가 사흘 만에 복귀하기도 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