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캠' 열린다...엔비디아, 올해 최대 80만장 도입

2025-07-15

차세대 저전력 메모리 모듈 '소캠' 시장이 본격 개화했다. '제2의 HBM(고대역폭메모리)'이라 불리는 제품을 인공지능(AI) 반도체 선두주자 엔비디아가 올해 최대 80만장 도입하기로 했다. AI 서버 및 PC 등 쓰임이 늘어날 전망이어서 메모리·기판 시장에 소캠 발(發) 훈풍이 예상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올해 소캠 도입 물량을 60만~80만장으로 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안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가 자사 AI 제품에 적용할 소캠 1 도입 물량(60만~80만장) 정보를 메모리 및 기판 업계와 공유하고 있다”며 “메모리·기판 업계가 수주 및 공급 대비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소캠은 저전력에 초점을 맞춘 D램 모듈이다. 엔비디아가 독자 표준을 추진 중인 제품으로, LPDDR D램을 묶어 AI 연산을 뒷받침한다. 기존 노트북용 D램 모듈(LPCAMM) 대비 입출력(I/O)을 늘려 데이터 전송 속도가 빠르고, 소형이라 교체 및 확장이 유리하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AI 필수 메모리인 HBM의 뒤를 이을 메모리 모듈로 주목하고 있다. 소캠을 최초 양산한 마이크론 기준 서버용 DDR 모듈인 'RDIMM' 대비 크기와 전력 소모는 3분의 1로 줄였고, 대역폭은 2.5배 키웠다.

엔비디아는 초기 AI용 서버 제품과 AI PC(워크스테이션) 제품에 소캠을 우선 적용할 방침이다. 특히 엔비디아가 5월 연례 개발자 회의 'GTC 2025'에서 공개한 AI PC '디지츠'에도 소캠이 탑재되는 것으로 알려져, 수요가 AI 서버 뿐 아니라 PC 시장까지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초도 물량인 60만~80만장은 메모리 업계가 엔비디아에 공급하는 HBM 추산량 900만개(2025년 기준)보다는 적지만, 새로운 시장 개화를 위한 '마중물'로는 충분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메모리와 기판 업계서는 소캠이라는 새로운 폼팩터의 등장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소캠으로 LPDDR D램 수요가 확대될 수 있어서다. 현재 마이크론이 엔비디아에 소캠을 우선 공급 중이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제품을 개발해 공급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초기 공급 물량은 마이크론이 가장 많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나눠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판 업계도 소캠이 미래 먹거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소캠은 전용 인쇄회로기판(PCB)이 필요한데, 기존에 없던 수요가 발생하는거라 수혜가 예상된다. 기판 업계 고위 관계자는 “현재 소캠 1의 초기 공급이 이뤄진 후에는 소캠 2부터 본격적인 대규모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관측된다”며 “기판 수주 여부에 따라 신성장동력을 마련할 수 있어 기판 업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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