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지 않는 게 더 나았을까?
모리오카 마사히로 지음·이원천 옮김·사계절·2만3000원

‘이렇게 고통스럽다면 차라리 태어나지 않는 편이 나았다’, ‘아이를 낳는 건 나쁜 일이다.’
그간 이런 ‘반(反)출생주의’적 주장은 한때 젊은 층의 호응을 얻었다. 세상은 고통으로 가득할 뿐이고 태어나지 않는 게 가장 좋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이런 말들을 그저 치기 어린 부적응자의 말로 치부했다.
저자는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태어나지 않는 게 더 나았을까?”라는 질문은 결코 새로운 것이 아니며 오히려 <파우스트>, <햄릿>, 구약성경, 그노시스 학파 등 먼 과거로부터 계속 진지하게 인류가 붙들어온 질문이라고 강조한다.
다만 저자는 ‘태어나지 않는다’는 선택은 현존하는 이가 스스로 내릴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태어난 것의 긍정’의 문제로 두고 풀어갈 것을 생명철학적인 관점에서 제안한다. 이는 단순히 태어났다는 이유로 삶을 무조건 긍정하는 태도도, 불가능한 관념에 붙들리는 태도도 아니다. 우리가 처한 절망적 조건에서 어떻게 삶의 의미를 창조해갈 것인가의 문제다.
동네책방의 기쁨과 슬픔
배인영 지음·오월의봄·1만5800원

사람들은 더 이상 책을 읽지 않는다. 책보다 재밌는 게 잔뜩인 세상이다. 정말 그럴까? 서울 망원동 인근에서 문턱이 낮은 동네책방 ‘로우(low)북스’를 운영해온 저자는 고개를 젓는다. 그는 책이 안 팔리는 시대에, 화려한 브랜딩이 아니면 살아남기 어렵다는 시대에 정공법으로 가게 문턱을 넘는 손님들과 일일이 눈을 맞추고 환대한다. 자신이 잠들기 전 눈물을 흘리며 읽은 책의 저자에게 문자로 절절한 감상문과 북토크 제안을 보낸다. 그의 손님은 책을 많이 읽는 ‘헤비 독자’뿐 아니라 평범한 동네 주민들이기도 하다. 그의 노동과 진심에 대한 이야기를 읽다 보면 이 시대에 부족했던 것은 책에 대한 관심이 아닌, 환대가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평화의 전환
강인철 지음·성균관대학교출판부·3만7000원

양심적 병역 거부가 본격 공론화된 건 21세기의 일이다. 하지만 한국 병역 거부 역사는 193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고, 병역 거부 운동은 대체복무제 도입이라는 성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저자는 시리즈인 <전쟁과 양심>과 이 책에서 병역 거부를 고찰한다.
낙원의 역사
장 들뤼모 지음·박용진 옮김·앨피·2만5000원

저자는 서양사는 곧 ‘낙원’을 찾아 헤매온 역사라고 말한다. 낙원의 이미지는 인간 근저의 죄의식을 부채질하고, 유토피아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저자는 낙원 3부작의 첫 책에서 낙원이라는 키워드로 서양사를 풀어놓는다.
한자의 깨알 재미
손유미 지음·파랑새·1만5000원

한자를 거의 배우지 않는 시대지만 여전히 한국어의 많은 부분은 한자로 이뤄져 있다. ‘학을 떼다’의 ‘학’은 동물 이름이 아닌 전염병 학질(瘧疾)에서 왔고, 주로 부정적인 맥락에서 쓰이는 ‘진상(進上)’은 원래 왕에게 올리는 진귀한 물품이란 의미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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