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스 전투 드론’ 누가 셀까…美 ‘X-VAT’ vs 中 ‘궁지-X’[이현호의 밀리터리!톡]

2025-10-24

“F-35 같은 유인 전투기를 만드는 멍청이들이 아직도 있다. 공중전의 미래는 전투 드론입니다”

미 트럼프 행정부에서 초기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았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024년 11월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 F-35는 비싸고 복잡하며 모든 것을 조금씩 할 수 있지만 어느 것도 뛰어나게 잘하지 못하는 기체로, 앞으로는 적장에서 고가의 최첨단 전투기 보다 전투 드론이 효율성 측면에서 훨씬 뛰어날 것이라는 지적이다.

머스크의 이 같은 지적은 현실화 되는 모습이다. 최근 미국 국방부는 국방비 삭감 계획에 따라 F-35 전투기 추가 발주 물량을 축소했다. 블룸버그 통신 보도에 따르면 국방부가 이번 주 의회에 제출한 구매 요청안은 미 공군은 F-35 전투기 24대의 구매를 요청했다. 이는 지난해 예상했던 48대의 절반 수준이다. 미 해군과 해병대도 F-35 구매를 줄일 계획이다.

이 같은 흐름은 유인 전투기가 트럼프 행정부에서 국방비 삭감의 최우선 대상이기 때문이다. 당장 미 국방부 피트 헤그세스 장관은 F-35가 퇴역할 때까지 개발 및 유지 보수 등에 2조 달러(약 2800조 원) 이상의 비용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대표적인 예산 낭비 무기 프로그램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한 대당 1억 달러가 넘는 구입 가격은 물론 많은 유비보수 비용이 들어가는 탓에 ‘돈 먹는 하마’로 불린다.

美 수직이착륙·스텔스·인공지능 능력 결합

미국 방산 스타트업 실드AI(Shield AI)社가 미 공군을 위한 한 최근 개발 중인 차세대 스텔스 무인전투기 ‘엑스배트’(X-BAT)을 공개했다. 이 기체는 제트엔진 기반의 수직이착륙(VTOL) 기능과 스텔스 성능, 인공지능(AI) 자율비행 능력 등이 결합된 신형 전투 드론이다. 거대한 가오리를 연상시키는 외형을 갖췄다.

엑스배트는 길이 약 8m, 날개폭 약 12m, 높이 1.4m 규모로 단일 제트엔진을 탑재했다. 추력편향(thrust-vectoring) 노즐을 이용해 수직 이·착륙을 할 수 있다. 최고 고도는 5만 피트(약 15㎞), 항속거리는 최대 2000해리(약 3700㎞)에 달한다.

실드AI社는 배포한 자료를 통해 “엑스배트는 자율 운용이 가능한 최초의 진정한 무인 전투기”라며 “공중전, 정밀 타격, 전자전, 감시정찰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했다.

이 기체의 가장 큰 강점은 활주로 없이도 이착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덕분에 활주로 확보가 어려운 전방 지역에서도 운용할 수 있다. 한 발 더 나아가 기존 유인 전투기 중심의 공군 운용 방식을 크게 바꿀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전력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또 모듈형 개방형 임무체계(Open Mission System)를 적용해 탑재 장비나 무장을 손쉽게 교체·확장할 수 있기 때문에 임무 유연성이 높다. 실드AI 관계자는 “엑스배트는 전통적인 전투기보다 운용 비용이 훨씬 저렴하고 분산 배치와 자율비행을 통해 생존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시제기 개발을 진행 중이다. 2028년 완전형 시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미국에 맞선 중국의 초대형 스텔스 무인전투기(UCAV)도 최근 처음으로 포착됐다. ‘궁지(攻擊·GJ)-X’로 추정되는 기체가 비행하는 장면이다. 중국이 개발한 스텔스 드론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전력화가 빨라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군사매체 워존(TWZ)은 “중국 신장웨이우얼 자치구 말란 기지에서 새롭게 발견된 초대형 ‘크랭크드 카이트(cranked kite)’형 스텔스 드론이 실제로 비행 중인 장면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크랭크드 카이트는 날개가 중앙에서 꺾인 연 모양이다. 이는 스텔스 설계에 자주 쓰이는 형태다. 중국은 앞서 공개된 일부 드론 설계에 이 형태를 적용해왔다.

워존은 “영상 속 기체가 분할 방향타를 사용하고 동체 후미에 비대칭 돌출부가 있어 쌍발 엔진 배기구를 덮은 구조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특징은 미 공군의 RQ-180 고고도 장기체공(HALE) 스텔스 정찰기와 닮았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게다가 기체 하부에 어두운 도색을 적용해 공중에서 윤곽을 흐리게 하는 시각적 위장 효과를 높인 것으로 보인다. 또 보도한 사진을 보면 기체의 날개폭이 약 42m로 스텔스 무인기로는 이례적으로 큰 규모다. 중형 UCAV를 훨씬 웃돌며 미 공군의 B-21 폭격기와 거의 맞먹는 크기다.

워존은 “CH-7보다 앞체가 길고 날개 후퇴각이 완만해 전체적으로 더 안정적인 비행 성능을 구현한 것으로 보인다”며 “정찰과 공격을 모두 수행할 수 있는 다목적 스텔스 플랫폼일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특히 워존은 GJ-X가 촬영된 시점이 위성 궤도와 촬영 주기가 공개된 대낮이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중국이 더 강력한 해상도를 가진 정찰위성이 상공을 지나는 시점을 알고 있음에도 기체를 노출한 채 방치했다며 이는 스텔스 기술의 진전 단계를 대외적으로 과시하려는 의도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중국의 스텔스 드론 개발 속도는 현재 미국과 러시아를 잇는 수준에 근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GJ-X는 중국이 차세대 무인 전략자산 경쟁에서 존재감을 본격적으로 드러낸 신호”라고 평가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