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두나무 합병 ‘공룡 플랫폼’…‘슈퍼 개인정보 탄생?’ 심판이 선수로 뛴다면?

2025-12-15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결제 서비스 운영사인 네이버파이낸셜과 최대 가상자산거래소인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합병이 공식화되면서 이용자에게 미칠 영향을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룡 금융 플랫폼’ 탄생으로 개인정보 침해 우려나 시장 지배력 확대에 따른 불공정 경쟁이 심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합병 회사가 스테이블 코인까지 직접 발행·유통하게 되면 심판·중개자인 주체가 선수로까지 나서는 구조가 만들어져 이해상충 문제도 불거질 수 있다.

15일 시민사회와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합병과 관련해 현재 거론되고 있는 위험 요소 중 하나는 양사가 보유한 데이터들이 연계·결합될 경우 발생 가능한 개인정보의 관리 문제다. 오병일 디지털정의네트워크 대표는 “개인정보가 누적될수록 기업이 특정 개인을 식별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그에 대해 더 많은 사실을 알게 되기에 침해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페이 결제내역이나 결제수단 정보 등 전자거래 업무와 관련된 개인정보를, 두나무는 이용자들의 자산 규모나 거래 패턴, 투자 성향 등과 관련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정보가 연계·결합되면 개인의 소비 습관과 자산 규모, 금융 계좌 등을 종합적으로 추정할 수 있는 고도의 민감성을 띤 개인정보가 될 수 있다. 특정 기업이 이같은 데이터를 보유하는 것은 이용자들이 당초 예상하지 못한 문제로 번질 수 있고, 보안 사고 발생 시 사용자들이 입는 피해도 커질 수 있다.

특히 합병 뒤 업비트 거래소를 계열사로 둔 네이버가 e커머스를 비롯해 기존의 디지털 생태계를 기반으로 스테이블 코인 발행까지 뛰어들면 불공정 경쟁을 비롯해 이해상충 우려까지 나온다.

예를 들어 네이버가 e커머스 서비스에서 자사가 발행한 코인 사용을 우대하면 기존 이용자들을 빠르게 자신들의 코인 사용자로 확보할 수 있고 네이버 플랫폼 집중도가 더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소상공인 등 플랫폼 입점 업체들에 자사 코인을 이용한 대금 결제를 유도하면 이들의 종속도 심화될 수 있다.

여기에 네이버에서 발행된 스테이블 코인이 자사의 거래소(업비트)를 통해 유통까지 되면 이 역시 논란꺼리다. 거래소가 자사 코인과 관련해 심사나 공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수수료 할인이나 가격 유지를 시도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대형 가상자산거래소였던 FTX가 자체 발행 코인을 활용하다 파산에 이른 것은 ‘이해상충’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사례였다. 고객 자산을 지켜야 할 거래소가 이해당사자가 되어 버린 것이다.

한국은행도 이같은 문제로 인해 빅테크 기업의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우려했다. 한은은 최근 발간한 ‘디지털 화폐 혁신과 신뢰’ 보고서에서 “한국은 빅테크가 강력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경우 자체 플랫폼 내 e커머스 영업에 금융 및 지급서비스를 통합 제공, 독점적 지위를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라며 “이는 금융·산업자본의 결합으로 인한 이해 상충 및 불공정 경쟁, 경제력 집중 및 위험의 확산을 방지한다는 금산분리 원칙의 취지와 상충한다”고 지적했다.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합병에 따른 문제들은 조만간 나올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 결과에도 반영될 전망이다. 시장 경쟁을 저해하는 독과점이나 불공정 거래 문제는 기업결합 심사의 중요한 판단 요소다.

금융위원회는 스테이블 코인 발행 요건 등을 규율할 가상자산 2단계 법안을 조만간 내놓을 전망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빅테크 기업의 스테이블 코인 발행에 관한 우려를 알고 있고, 스테이블 코인 발행과 유통의 문제도 중요한 문제”라며 “다만 제도가 아직 윤곽이 잡히지 않은 만큼, 더 살펴보며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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