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부터 야근 강행군… 비상경제점검 TF 회의 열려
잠은 사택 아닌 안가에서… 둘째 날은 도시락 국무회의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첫날 간소하게 취임식을 마친 후 바로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갔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취임 첫날 호텔에서 만찬을 가진 것과 달리 이 대통령은 경제를 챙기며 야근을 했다. 야근 후엔 인천의 사저로 복귀하지 않고, 대통령실에서 마련한 안가에 묵었다. 거리가 먼 인천에서 서울 용산의 대통령실까지 매울 출퇴근하는 건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5일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전날 취임 후 1호 명령으로 ‘비상경제점검 TF(태스크포스)’ 구성을 지시했다.
TF는 구성되지마자 바로 소집됐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이주호 사회부총리겸 교육부 장관과 이 같은(TF 구성) 내용으로 통화하고, 오후 7시30분까지 관련 부서 책임자 및 실무자의 소집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전날 TF 회의를 직접 주재했으며, 회의는 오후 9시50분까지 진행됐다. 회의에는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중소벤처기업부, 금융위원회, 한국개발연구원, 산업연구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소속 차관 및 정책 실무자들이 참석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전날 회의에서 대통령은 대미통상 현안과 추진 방향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으며, 최근 경기·민생의 문제점과 대응책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자신의 개인 전화번호를 참석자들에게 전달하고, “작고 세세한 발상이나 입법 요구사항이 있다면 직급과 무관하게 언제든 제안해달라”는 요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무를 모두 마친 뒤 이 대통령은 모처의 안가로 향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이재명 대통령은 오늘(4일) 대통령실이 마련한 안가에서 머무를 예정”이라면서 “한남동 관저는 점검 중이며, 최종적인 관저 선정은 추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을 떠나 청와대에 복귀할 방침으로, 관련한 공사가 완료될 때까지 머무를 곳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 대통령이 인천 계양에 위치한 사저에서 매일 출퇴근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시민들에게 불편을 주고, 시간도 낭비될 뿐더러 경호 문제도 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전날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경호처장으로 임명한 황인권 전 육군 대장에게 “앞으로 대통령 출근한다고 너무 길을 많이 막지 않으면 좋겠다”며 “오늘 아침에 출근할 때 너무 불편하고 안 좋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에 이어 취임 둘째날인 이날 첫 국무회의를 열고 경제 관련 조치를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제 문제 해결을 최우선으로 두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오전 10시에 시작된 회의는 길어지며 ‘도시락 회의’로 변경해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3일 실시된 선거에서 당선이 확정된 후 국회 앞에서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회복시키겠다. 온 힘을 다해 여러분의 고통스러운 삶을 가장 빠른 시간 내에 가장 확실하게 회복시켜 드리겠다”며 ‘경제’를 강조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의 이런 행보는 취임 첫날 저녁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만찬을 가진 윤석열 대통령의 행보와 비교되며 입결에 오르고 있다. 당시 윤 전 대통령이 청와대 영빈관을 두고 호텔에서 만찬을 가지면서, 국민불편과 비용 논란 등이 일었다. 윤 전 대통령은 취임식에 약 33억8000만원의 예산을 써, 역대 최고 액을 쓴 대통령으로 이름을 올렸다.
윤 전 대통령은 취임 후 한동안 서울 서초동 사택에서 대통령실로 출퇴근했으며, 한남동 사저가 완공된 후엔 이곳에서 대통령실로 출퇴근했다.
엄형준 선임기자 t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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