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가 2022년 약속했던 ‘전 종목 국문 백서 제공’ 약속을 절반 정도밖에 지키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3일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업비트가 현재 거래를 지원 중인 252개 가상자산 종목 중 국문 백서 전문을 제공하는 종목이 141개(약 56%)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나머지 111개 종목은 국문 백서 대신 원문을 요약·번역한 ‘주요 내용 설명서’를 분기 별로 제공하는 데 그쳤다.
가상자산 백서는 투자자에게 각 프로젝트의 주요 기능과 기술 구현 방식, 참여자 구성 등을 설명하는 일종의 사업계획서다. 투자자의 정보 접근성을 높이는 주요 수단이지만 해외 프로젝트가 대부분인 업계 특성 상 주요 백서는 영문으로 작성돼 국내 투자자가 활용하기에 한계가 있다.
업비트는 2022년 보도자료를 통해 ‘정보 비대칭성 해소와 투자자 보호 강화’를 명분으로 “전 종목의 백서를 국문으로 제공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조사 결과처럼 실제로는 약속한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업비트는 국내 최대 거래소로서 스스로 약속했던 가장 기본적인 정보 제공 원칙조차 지키지 않았다”며 “투자자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로 매우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업비트는 김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 “백서보다 이해하기 쉽고 내용이 상세한 주요내용설명서로 대체 제공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김 의원은 “백서는 투자자가 가상자산의 본질과 리스크를 이해할 수 있는 최소한의 수단”이라며 “향후 국회 정무위에서 백서 국문 제공을 의무화하는 2단계 입법을 추진해 투자자 보호의 법적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