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체 외인 선수의 성공 사례 LG 톨허스트 “LG에서 더 성장 위한 발판 마련하고 빅리그 가는게 꿈”

2025-09-03

LG 외국인 투수 앤더스 톨허스트는 교체 외인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기존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를 대신해 LG 유니폼을 입은 톨허스트는 데뷔전인 지난달 12일 KT전에서 7이닝 동안 2안타 7삼진 무실점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더니 이날 경기를 포함해 8월30일 키움전까지 4전 전승을 거뒀다. LG의 선두 질주에 힘을 보탠 그는 8월 월간 MVP 후보에도 올랐다.

지난 2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톨허스트는 ‘전승 비결’로 “내 자신을 믿고 자신있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뒤에 야수들이 너무 좋은 수비를 해주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피칭을 하고 상대가 타격하더라도 수비에서 처리해준다고 믿고 던지기 때문에 자신있게 할 수 있었다”고 동료들에게도 공을 돌렸다.

첫단추를 잘 꿴게 컸다. KT전에서 톨허스트는 단 77개의 공으로 퀄리티스타트플러스를 작성했다. 톨허스트 스스로도 “그보다 더 좋은 데뷔전을 바랄 수는 없을 것”이라며 “등판을 거듭할 수록 적응해나가고, 내가 할 수 있는 투구가 강력해진다고 느껴진다. 좋은 시작이 계속 좋은 길로 인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톨허스트는 2019년 토론토의 지명을 받았지만 마이너리그에서만 뛰었다. 마이너리그 통산 92경기에 등판해 193.이닝을 소화했고 15승 10패 평균자책 4.38을 기록했다. LG가 톨허스트를 영입할 때만해도 빅리그 경험이 없다라는 점이 의구심으로 작용했지만 오히려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를 경험해보고 온 게 도움이 됐다. 톨허스트는 “KBO리그에서는 구장마다 존이 좀 다른게 느껴져서 적응하는데 어려웠지만 경기를 치러나가면서 풀어나가고 있다”라고 했다.

공인구도 손에 잘 맞는다. 톨허스트는 “KBO리그 공인구의 심이 미국에서 쓰는 것보다는 올라와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그립을 잡을 때는 도움이 된다”라고 밝혔다.

LG행 결심은 야구 인생에 있어서 터닝포인트였다. 톨허스트는 “처음 오퍼를 받을 때부터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나의 커리어적인 면에서도 전환점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미국 외의 나라에서 관심을 받는 것 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했다”라고 결정을 할 당시를 떠올렸다.

그 결심은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고 있다. 톨허스트는 “KBO리그에서 한 단계 성장했다는 느낌이 든다. 구단 코칭스태프나 트레이닝 파트 등에서 너무 좋은 환경에서 관리를 받고 있다. 정말 많은 팬들이 찾아와주는 것도 기분 좋은 일이다. ‘코리안 바비큐’도 정말 맛있다”라며 미소지었다.

무엇보다 가족들을 기쁘게 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다. 톨허스트가 마이너리그 생활을 하면서 버틸 수 있었던 건 가족들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톨허스트는 “나는 운이 좋게도 드래프트 당시에 샤이닝 보너스가 있어서 경제적인 부분을 해결할 수 있었다. 그래도 가족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2023년에는 수술 후 재활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에도 가족들 덕분에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었다”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미국에 있는 가족들은 시차를 이겨내고 톨허스트의 경기를 지켜본다. 그는 “가족들이 다른 나라에 가는 걸 걱정도 했지만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같이 행복해하셨다”라며 “부모님이 모두 경기를 챙겨본다. 현지 시간으로 새벽 2시에라도 일어나서 챙겨본다. 여자친구도 경기를 보면서 응원을 해준다”라고 말했다.

톨허스트의 영입이 발표될 당시 이례적으로 그가 고양이를 안고 있는 사진이 함께 공개됐다. 톨허스트는 “나는 자라오면서 항상 고양이와 함께 했다. 그 사진에 있는 고양이는 여자친구의 고양이다”라면서 “고양이가 더 좋아졌지만, 사실 개인적으로는 강아지를 더 좋아한다”라고 웃었다.

가족의 응원을 힘에 업고 KBO리그에서 처음으로 치르는 포스트시즌 무대를 기대하고 있다. 톨허스트가 처음으로 겪을 가을야구는 한국시리즈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는 “2023년에는 마이너리그에서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우승했던 경험이 있다. 하지만 KBO리그의 한국시리즈는 비교가 안 될 분위기라고 들었다. 한국시리즈를 경험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대감이 크다”라고 밝혔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선수들 중에는 빅리그 재진입을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실제로 KBO리그에서 역수출 사례도 많아 구단들이 외인 선수를 영입할 때 이 부분을 어필하기도 한다.

1999년생으로 26세의 젊은 나이인 톨허스트 역시 빅리그를 목표로 잡고 있다. 하지만 아직 LG에서 더 뛰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는 “일단 올시즌을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하고 팀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는게 우선 과제다. 그리고 LG와 재계약해 KBO리그에서 2년 정도 더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최종 목표인 빅리그를 가는게 꿈”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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