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선서 읊는 비리 검사가 주인공 됐다...영화 '야당' 확장판

2025-08-03

6일 개봉하는 영화 '야당: 익스텐디드 컷'은 지난 4월 개봉한 '야당'의 확장판이다.

'야당'은 마약 브로커 강수(강하늘), 출세 욕망에 찌든 구 검사(유해진), 마약수사대 오 형사(박해준)의 욕망과 복수를 그려 337만 관객을 모았다. 올해 한국 영화 최고 흥행작이다.

영화는 확장판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미공개 분량을 추가하고, 화자의 시점을 강수에서 구 검사로 바꿨다. 전체적으로 분량이 15분 늘어났다. '내부자들' '인천상륙작전' '국가대표' 등의 영화가 감독판 또는 확장판으로 개봉한 바 있지만, '야당: 익스텐디드 컷'처럼 화자의 시점을 바꾼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황병국 감독이 확장판을 내놓은 건, 구 검사 캐릭터에 대한 미련 때문이다. 그는 "'야당' 개봉 이후 관객들로부터 '구 검사는 왜 그렇게까지 타락하게 됐나'란 질문을 많이 받았다"면서 "미처 다하지 못한 검사에 대한 이야기를 더욱 입체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확장판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화자가 바뀌면서, 영화는 강수가 아닌 구 검사의 내레이션으로 문을 연다. '저는 대한민국 검사입니다'로 시작하는 오프닝은 흙수저 지방대 출신 평검사의 애환과 설움, 그리고 출세에 대한 욕망을 담아내며 영화의 방향성을 확실히 드러낸다.

이후 구 검사가 구치소에 수감돼 있던 강수를 마약 브로커로 활용, 승진을 거듭하다가 출세에 눈이 멀어 오 형사와 강수를 함께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과정을 구 검사의 시선에서 펼쳐낸다.

'야당'이 강수의 생존기이자 복수극이었다면, 확장판은 구 검사의 욕망과 선택에 집중한 '파멸'의 기록이다. 구 검사가 강수를 이용해 야망을 키워가다 더 높은 곳에 오르기 위해 비리 검사가 되고, 결국 몰락해가는 과정이 서사의 중심이 된다. 화자의 시점이 바뀌면서 구 검사의 권력욕은 더욱 선명하게 부각된다. 본편에서 통쾌함을 안겨줬던 엔딩 또한 씁쓸한 뒷맛과 여운을 남긴다.

배우 유해진이 새로 녹음해 추가한 구 검사의 개인 컷들은 그의 속내와 고뇌를 더욱 세밀히 담아내 상승과 몰락의 드라마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새로 추가된 대사처럼 구 검사에게 강수는 "선을 넘은 요상한 바퀴벌레"일 뿐이다. 황 감독은 이 대사를 통해 "일부 비리 검사들이 대중을 바라보는 그릇된 시선을 담았다"고 했다.

강수의 조력자인 창락(임성균)과 수진(채원빈), 구 검사의 오른팔인 오 계장(조완기)과 변절한 박 형사(곽자형)의 분량도 늘어나 전반적인 서사가 더욱 매끈해졌다. 조훈(류경수) 등 상류층 자제들의 마약 성행위 장면, 마약 수렁에 빠져 고통 받는 수진의 모습은 늘어난 분량과 함께 표현 수위가 높아지면서, 마약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메시지에 더욱 힘을 싣는다.

확장판은 '야당'을 봤던 관객에게는 새로운 관점과 해석의 영화로, '야당'을 보지 않은 관객에겐 더 깊어진 주제와 문제 의식을 선사하는 영화로 다가갈 듯 하다. 검찰 개혁이 화두로 떠오른 시점에 비리 검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를 내놓는 것 또한 화제가 될 전망이다.

영화는 '나는 불의의 어둠을 걷어내는 용기 있는 검사로서~' 등 검사 선서의 일부분을 읊으면서도 결코 반성하지 않는 구 검사의 내레이션으로 문을 닫는다.

황 감독은 "본편에 녹아있는 사회 비판 메시지를 더욱 명료하게 담아냈다"면서 "대한민국 검사들이 검사 선서를 할 때의 초심을 유지하고, 검찰 또한 존재 의의에 맞게 국민을 섬기고 국가에 봉사하는 조직으로 거듭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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