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국내다”···이 대통령, 여당 ‘장악력’ 높인다

2025-11-03

이재명 대통령이 4일 내년도 정부 예산안 시정연설에 나선다. 미·중·일 정상과의 회담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로 ‘외교 슈퍼위크’를 치른 이 대통령은 시야를 다시 국내로 돌려 경제와 민생 등 내치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 성과와 반등 기미인 지지율을 바탕으로 예산안 처리에 필요한 협치에도 공을 들일 것으로 전망된다.

3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이 대통령 지지율은 반등세를 나타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달 27∼31일 251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는 53.0%로 집계됐다. 지난주 조사 대비 오차범위 내인 1.8%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같은 기관의 선행 조사에서 2주 연속 하락했던 이 대통령 지지율은 이번 조사에서 상승세로 전환했다.

이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 후 공식 일정인 시정연설을 통해 정부가 제출한 728조원 규모 내년도 예산안의 방향을 설명하고 처리에 야당의 협조를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도 예산안은 올해 대비 8.1% 증가한 역대 최대 규모로 인공지능(AI), 반도체, 바이오 등 연구·개발(R&D) 예산을 대폭 증액한 것이 특징이다. 야당은 국채 발행 우려를 근거로 대대적 삭감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시정연설은 이 대통령 취임 후 정부가 제출한 본예산에 대한 첫 시정연설이다. 이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지난 6월26일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골자로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한 바 있다.

대통령의 시정연설에 앞서 통상적으로 진행하는 국회의장·여야 지도부와의 환담도 주목된다. 환담이 이뤄지면 이 대통령이 APEC 정상회의와 미·중·일 정상회담 결과를 여야 지도부와 긴밀히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 관세협상 타결 이후 필요한 대미 투자 법안 처리에 야당의 협조를 구하기 위해서는 회담 결과 설명이 필요하다.

APEC 이후 대통령실의 국정운영 기조는 민생·경제 중심을 다시 앞세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10·15 부동산 대책의 후속 조치에 각별한 신경을 쓸 것으로 예상된다. 고강도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서울 지역을 중심으로 하락한 지지율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이 대통령은 지지율 반등에 힘입어 협치를 위한 야당 설득에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다. 다만 국민의힘은 대장동 1심 재판 결과를 등에 업고 공세 수위를 본격적으로 높이고 있고, 김현지 부속실장 대통령실 국정감사도 6일 예정돼 있다.

외교 성과에 바탕을 둔 지지율 상승 흐름이 이어진다면 각종 개혁입법에서 엇박자 논란을 빚은 여당 지도부와 구설에 오르내리는 중진 의원들에 대한 대통령실의 장악력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여당에 재판중지법 추진 중단을 요구하며 “우리가 민생을 살리고 경제를 살리는 데 집중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해석해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언급된 여론조사는 무선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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