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일 이어지는 폭염으로 온열질환뿐 아니라 '기립성 저혈압' 환자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앉거나 누운 상태에서 갑자기 일어날 때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는 기립성 저혈압은 날이 더우면 빈번해지고, 방치할 경우 실신과 낙상 같은 2차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강시혁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무더운 날씨에는 우리 몸이 체온을 낮추기 위해 피부 혈관을 확장하고 땀을 흘리는 데, 이때 수분과 혈액량이 줄어든다”면서 “이 상태에서 갑자기 일어나면 뇌로 가는 혈류가 부족해 혈압이 순간적으로 뚝 떨어진다”고 말했다.
기립성 저혈압은 단순한 어지럼증으로 치부하기 쉽지만 심하면 실신으로 이어져 머리 외상이나 골절 같은 부상을 입을 수 있다. 특히 △저혈압의 마른 체형 여성 △혈압약 복용 환자 △수분 섭취가 부족한 사람 등에서 발생 위험이 크다.
기립성 저혈압은 말 그대로 '자세를 바꿀 때' 혈압이 순간적으로 떨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병원에서는 대부분 앉거나 누워서 혈압을 재기 때문에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강 교수는 “증상이 나타나는 그 순간을 기록해야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 중 하나가 웨어러블 혈압계다. 반지형 혈압계 '카트 비피 프로'는 손가락에 착용해 24시간 연속으로 혈압 변화를 측정할 수 있다. 일상 속 자세 변화나 활동 중 혈압 변화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강 교수는 “임상연구 결과 반지형 혈압계도 혈압 변화 추이를 상당히 잘 따라간다”면서 “혈압은 자주 측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커프형이 번거롭거나 생활하면서 24시간 커프를 착용하기 어려운 경우, 반지형처럼 착용이 간편한 웨어러블 기기를 쓰면 편리하다”고 말했다. 이어 “아침에 혈압이 낮게 나온 걸 앱에서 확인하면, 일어날 때 천천히 움직이거나 물을 한 잔 더 마시는 등 생활 습관을 조정할 수 있다”면서 “환자가 스스로 위험 신호를 인지하고 대처하면, 실신이나 낙상 같은 응급 상황을 크게 줄일 수 있고 의료진도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치료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카트 비피는 의료기관 처방을 받아야 사용할 수 있다. 카트 비피를 제작하는 스카이랩스는 향후 웰니스용 소비자 제품을 준비 중이다.
강 교수는 “올 여름처럼 기록적인 폭염은 단순한 더위가 아니라 건강을 위협하는 재난에 가깝다”면서 “반복되는 어지럼증은 절대 방치하지 말고, 전문가와 상의가 필요하다. 또 혈압을 꾸준히 모니터링하는 습관이야말로 자신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