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챗GPT' 개발사인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이 최근 인공지능(AI) 시장의 투자 열풍과 관련해 닷컴 버블과 유사한 과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18일(현지시간) 올트먼이 일부 기자들과 만찬 자리에서 “투자자들이 지나치게 흥분해 있다”며 “버블(거품)이 형성되면 일부 기업과 투자자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올트먼은 특히 시장 기반이 부족한 AI 스타트업까지 과도한 평가를 받고 있다며 “이런 광풍 속에서 누군가는 손실을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1990년대 말 닷컴 버블을 언급하며 “거품이 생기면 똑똑한 사람들조차 지나치게 흥분한다”며 투자 과열이 반복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
당시 인터넷 기업들에 과도한 투자가 몰리면서 2000년 3월부터 2002년 10월 사이 많은 기업이 수익을 내지 못했고, 이로 인해 나스닥 가치는 거의 80% 가까이 폭락했다.
CNBC는 올트먼의 발언이 개인적 견해에 그치지 않는다고 전했다. 하지만 알리바바 공동 창업자 조 차이 회장,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츠 설립자 레이 달리오,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 수석 이코노미스트 토르스텐 슬록 역시 비슷한 경고를 내놓은 바 있다.
슬록은 “S&P500 상위 10개 기업의 주가는 1990년대보다도 과대평가돼 있으며, AI 관련 기업들의 기업가치가 닷컴 버블 시기를 웃도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는 “AI는 이미 산업 전반에 공급망과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어 단순한 거품이라기보다는 성숙 과정”이라는 반론도 제시하고 있다.
올트먼 역시 거품론을 인정하면서도 “오픈AI는 가까운 시일 내 데이터센터 건설에 수조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며 AI 분야에 대한 장기적 투자 의지를 강조했다.
김명희 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