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조원의 사나이’를 잡아라. 7일 경기도 과천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제8회 코리아컵(1800m·총상금 16억원)과 코리아스프린트(1200m·총상금 14억원)가 열린다.
총 13두가 출전하는 코리아스피린트에서는 일본 기수 타케 유타카(56)가 눈에 띈다. 1987년 데뷔 후 38년 동안 통산 4600승을 기록한 ‘일본 경마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수득 상금 총액은 1058억엔(한화 995억원)에 이른다. 이번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하면 총상금의 절반인 7억원을 추가하며 ‘1조원의 사나이’가 된다.

경마 상금은 기본적으로 마주에 귀속된다. 기수의 몫은 통상적으로 상금의 5% 정도. 여기에 인센티브를 더하면 타케가 그동안 거머쥔 실제 수입은 500억원을 훌쩍 넘는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일본 경제가 잃어버린 30년을 겪는 동안 다케는 ‘딥임팩트’라는 명마와 환상적인 호흡을 이루며 일본 국민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줬다”며 “일본에선 일본 경마 산업을 꺼지지 않게 만든 영웅 대접을 받는다”라고 설명했다.
은퇴를 바라보는 노장이지만 지난해에도 일본 기수 랭킹 톱5에 올랐다. 타케는 이번 대회에서는 젊고 강한 4세마 ‘치카파’를 타고 우승에 도전한다. 비교적 짧은 거리인 1200m 경주에 강한 경주마다.
한국에선 문세영(45) 기수가 도전장을 내민다. 지난 3월 통산 2000승 고지를 넘은 그는 3세 수말 ‘마이티네오’와 호흡을 맞춘다. 문세영이 거둔 수득 상금은 987억원에 이른다. 타케의 10분의 1 수준이지만 한국 경마에서는 통산 1위다. 타케는 2017년, 문세영은 2022년 코리아스프린트에서 우승을 맛봤다.

2001년 데뷔해 국내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해 가던 2013년 문세영은 당시 한국보다 경마수준이 높았던 마카오에서 3개월간 정식기수로 활동하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이때 타케 유타카 기수와 같은 경주에 출전한 경험이 있는 문세영은 “변함없는 실력과 성실한 태도로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타케 유타카 기수에게 같은 기수로서 존경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강력한 해외 경주마들의 출전에 도전하는 입장이니만큼 부담이 큰 것도 사실이지만 기승하는 신예 ‘마이티네오’의 잠재력에 대한 확신으로 이번 출전을 결정한 만큼 과천벌 사수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각오다. 문세영 기수는 마지막으로 “최종목표는 당연히 ‘우승’이지만, 경주결과를 떠나 한국경마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사실을 명징하게 전달하는 경주를 펼치겠다”고 말했다.
코리아컵과 코리아스프린트는 지난 2016년 출범했다. 한국 경마에서 처음으로 세계경마 1군에 해당하는 IG3에 오른 국제대회다. 올해는 68두의 해외마가 예비등록했고, 이중 일본마 6두, 홍콩마 2두가 출전한다.
홍콩의 ‘챈쳉글로리’, 일본의 ‘두라에레데’, ‘딕테이언’, ‘램제트’가 출전하고, 코리아스프린트에는 홍콩의 ‘셀프임프루브먼트’, 일본의 ‘타가노뷰티’, ‘치카파’, ‘선라이즈호크’가 도전한다.
국내 대표마들도 16두가 출전해 강호들과 맞서며 자존심 회복에 나선다. 코리아컵에는 ‘석세스백파’(진겸 기수), ‘스피드영’(김혜선 기수)이, 코리아스프린트에는 ‘빈체로카발로’(조재로 기수), ‘디스파이트윈’(서승운 기수) 등이 출사표를 던졌다. 한국 경마가 지난 2년간 일본에 연속 우승을 내준 만큼, 올해는 반드시 자존심을 되찾겠다는 각오다.
코리아컵 우승마에게는 브리더스컵더트 마일(G1) 출전권이, 코리아스프린트 우승마에게는 브리더스컵 스프린트(G1) 출전권이 주어진다.
코리아스프린트 출전마 리스트(한국 9두, 일본 3두, 홍콩 1두)
코리아컵 출전마 리스트(한국 7두, 일본 3두, 홍콩 1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