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마라톤 미래를 책임질 건각들이 통일 염원을 안고 서울에서 임진각까지 달린다. 경향신문과 대한육상연맹이 공동 주최하는 제55회 대통령기 전국통일구간마라톤대회가 오는 7일 열린다. SK와 스포츠토토가 후원하는 이번 대회는 이날 오전 9시 서울 정동 경향신문사에서 출발해 경기 파주 임진각까지 이어지는 통일로 46.9㎞ 구간에서 펼쳐진다.
대회는 시도 대항전(고등부)과 소속팀 대항전(대학·일반)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시도 대항전은 46.9㎞ 구간을 6개 소구간으로 구분해 총 6명이 릴레이로 뛴다. 성인이 출전하는 소속팀 대항전은 소구간을 4개로 나눠 4명이 뛴다.
시도 대항전에는 서울특별시, 경기도 등 7개 팀이 출전한다. 서울이 2연패에 도전한다. 경기도가 얼마나 서울을 압박할지가 포인트다.

서울 간판 주자는 이영범(배문고)이다. 이영범은 올해 고등부 최고 선수다. 지난달 정선 라이트 랩에서 14분48초18로 올해 5000m 고등부 1위 기록을 찍었고 지난 3월 예천에서는 10㎞를 31분05초에 주파해 역시 고교 1위 기록을 냈다. 정선 라이트 랩에서는 실업팀 선배들을 제치고 3위에 올라 주위를 놀라게 만들었다. ‘스피드 왕’, ‘지구력 왕’으로 불린다. 조남홍 배문고 감독은 “400m를 동일한 랩 타임으로 돌면서 자기 페이스를 끝까지 유지한 게 개인 기록을 깬 비결”이라고 분석했다.

경기도는 오준석(경기체고)이 이끈다. 오준석은 올해 고등부 5000m와 10㎞에서 2위다. 모두 이영범 바로 뒷순위다. 오준석은 올해 네 차례나 1500m 레이스를 석권한 선수로 1500m에서는 이영범을 크게 앞서기도 했다. 상승세인 경기력과 기록 단축이 돋보인다. 마라톤 계주와 구간 레이스에서도 팀을 이끄는 리더십이 좋다는 평가다.
소속팀 대항전에는 건국대학교, 한국전력공사 등 5개 팀이 나선다. 건국대와 한국전력공사 간 2파전이 예상된다.

건국대 손세진은 올해 대학부 5000m(14분41초56)와 10㎞(31분4초) 모두 1위다. 4학년으로 건국대 주장이며 지난 7월 독일에서 열린 하계 유니버시아드에 국가대표 선수로 출전하기도 했다. 2024년 춘천 마라톤에서 2시간25분50초로 동메달을 땄다. 유영훈 건국대 육상부 감독(국가대표팀 중장거리 지도자)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성장 속도가 빨라 기대가 크다”며 “10㎞와 하프 마라톤에서 자기 기록을 계속 깨고 있다. 약간 약한 체력만 보강하면 더 뛰어난 마라토너가 될 재목”이라고 칭찬했다.

한국전력공사 간판 주자는 김홍록이다. 김홍록은 10㎞를 30분33초에 끊었다. 지금 남자마라톤에서 박민호(코오롱)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김홍록은 올해 서울 마라톤에서 2시간12분29초로 우승했다. 역대 한국 랭킹 10위에 해당하는 좋은 기록으로 박민호(6위·2시간10분13초)와 격차를 2분여로 줄였다. “사람은 어려움 속에서 성장한다”는 게 좌우명이다. 김홍록은 지치지 않고 똑같은 페이스로 뛸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한국전력공사 김재룡 감독은 “이봉주처럼 정말 꾸준하고 성실하게 훈련한다”며 “이봉주 한국기록(2시간7분20초)을 깨겠다는 목표의식이 뚜렷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