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붐 퇴직자 쏟아지는데…경찰 '인생 2막' 요원

2025-05-12

정년퇴직하는 경찰이 향후 3년 동안에만 두 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지만 이들의 인생 2막을 위한 전직 지원 예산은 수년째 동결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는 최근 ‘베이비붐 세대 경찰관 전직 지원 수요 증대에 따른 내실화 방안 연구’ 용역을 발주하며 이같이 밝혔다. 연구소는 “현 지원 체계는 한정된 예산과 인프라로 인해 주입식으로 진행되고 교육 정원도 부족하다”며 “교육 및 서비스 콘텐츠 재구성, 예산 확대 규모를 제시해줄 수 있는 연구 결과가 필요하다”고 발주 배경을 밝혔다.

실제 2023년 2056명에 불과했던 경찰 정년퇴직자 수는 올해 2759명, 내년에는 3035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2028년에는 4933명으로 최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전직 지원 예산은 2022년부터 23억 1300만 원에 묶여 있다.

예산 부족 탓에 교육 기회를 얻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다. 경찰에 따르면 현행 예산으로 1년에 교육할 수 있는 총인원은 1800명으로 올해 정년퇴직 예상 인원의 65.2%에 불과하다. 2028년에는 이 비율이 36.4%까지 떨어지게 된다. 이들의 재취업을 돕는 컨설팅 센터 역시 만성적인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등록자는 1만 5000명에 달하지만 총상담사는 25명에 불과하다. 1인당 평균 982명을 관리하는 꼴이다.

결국 상당수 퇴직 예정자들은 제대로 된 준비 없이 사회에 복귀하고 있다. 노인 인구 증가 속에 재취업의 문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만큼 이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얻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경찰 관계자는 “퇴직 경찰관의 78%는 경비·방호 등 보안직으로 재취업하며 수사·정보 등 재직 당시 경력을 살리는 경우는 극히 일부”라며 “현 전직 지원 체계는 양질의 일자리 발굴보다는 보안직 위주의 관행적인 구직 정보를 제공하는 데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해외 사례 등을 참고해 퇴직 경찰관들이 전문성을 살려 재취업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강소영 건국대 경찰학과 부교수는 “미국의 경우 퇴직 경찰관들이 민간 보안·조사 분야에서 자격증을 활용해 재취업하는 경우가 많다”며 “국내에서도 관련 법률 개정을 통해 이와 유사한 전직 분야를 활성화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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