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연금이 SK텔레콤(017670) 주식 비중을 줄이면서도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일반 투자’로 전환했다. 해킹 사태를 지켜보면서 올해 3월 ‘단순 투자’로 전환한지 불과 3개월 만에 다시 적극적인 주주권을 행사하기로 마음을 먹은 것이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주식 등의 대량보유상황보고서를 통해 SK텔레콤 보유 지분을 8.37%에서 7.45%로 0.92%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분 변동 사유로는 “단순 투자 목적에서 일반 투자 목적으로 보유 목적 변경”이라고 밝혔다.
국민연금의 지분보유목적은 크게 단순투자, 일반투자, 경영참여 등 세 가지로 나뉜다. 단순투자는 경영권에 영향을 줄 의사가 없고 단순 의결권 행사와 차익실현만을 목적으로 투자하는 것이고, 일반투자는 경영권에 줄 의사가 없으나 좀 더 적극적으로 임원 보수 지적이나 배당금 확대 등을 제안하겠다는 의미다. 경영 참여는 회사 임원을 선임 또는 해임할 수 있고 지배구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SK텔레콤은 올해 3월 SK텔레콤 주식 보유 목적을 일반 투자에서 단순 투자로 전환했다고 공시한지 3개월 만에 다시 일반 투자로 전환한 것은 이례적이다. 2023년 3월 일반 투자에서 단순 투자로 전환한 이후 다시 일반 투자로 전환하기까지 약 3년이 걸렸는데 이번엔 3개월 만에 다시 보유 목적을 바꿨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해킹 사태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SK텔레콤은 4월 18일 홈가입자서버(HSS)가 악성 코드에 감염된 이후 유심 관련 데이터 유출 가능성이 의심됐으나 21일이 돼서야 외부에 해킹 사실을 알렸다. 해킹 열흘 만에 가입자 2500만 명을 대상으로 유심 무상 교체를 지원했으나 보유 중인 유심 수가 부족해 현장에서 혼선을 빚기도 했다. 이후 사태 수습에 속도를 내면서 현재 가입자 840만 명을 대상으로 유심 교체가 이뤄지는 등 마무리 단계로 진입했다.
시장에서는 유심 정보 사고 이후 주가가 큰 폭 하락하면서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인 상태로 전환했으나 사태 악화에 따른 추가 조정 가능성을 유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가입자 회복 탄력도, 마케팅비 변화율, 과징금 리스크 등 실적 하향 요인이 산적한 만큼 불확실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