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기업도 예외없다…日 감원 규모 역대 두번째

2025-05-16

일본 상장기업들의 인력 구조조정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올해는 흑자 기업에서도 잇따라 인력 감원이 이어지고 있다.

16일 도쿄상공리서치 분석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15일까지 일본 기업 19개사가 발표한 조기·희망 퇴직 모집 인원은 총 8711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87% 증가했다. 이는 2009년 리먼 쇼크 직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파나소닉홀딩스가 국내 5000명(해외 포함 총 1만 명) 규모의 인력 감축을 발표하며 전체 수치를 크게 끌어올렸다. 닛산자동차 등 집계에 포함되지 않은 기업들까지 고려하면 전체 퇴직 모집 인원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퇴직을 실시하기로 한 19개 기업 중 18개사가 제조업이며, 그 중 전기·전자 업종이 10개사로 가장 많았다. 반도체 기업 롬은 전기차(EV) 수요 감소로 실적이 악화하자 올 2월 12년 만에 본사 직원을 대상으로 200명을 감축하기로 했다. 재팬디스플레이(JDI)도 최근 국내에서 약 1500명의 인력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발표했다.

올해 희망퇴직 모집 인원은 동일본 대지진으로 경기가 악화한 2012년(3553명)과 코로나 19 확산기인 2020년(6099명)을 넘어 리먼 쇼크 직후인 2009년(1만4189명)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심각한 것은 적자 기업 뿐만 아니라 흑자 기업도 인력 감축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19개사 중 약 60%가 최근 결산 기준 최종 손익이 흑자였다. 일본종합연구소는 "인구 감소와 실질 임금 정체로 기존 사업의 성장 가능성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기업들이 자금 여력이 있을 때 선제적으로 인력과 사업 구조를 최적화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올해 1~5월 희망퇴직 대상자는 주로 40세 이상으로, 특히 일본의 '단카이 주니어' 세대(1971~1974년생)가 50대에 진입함에 따라 중간 관리자급 인력 감축으로 조직 슬림화를 시도하는 분위기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업들의 구조조정은 해외에서도 잇따르고 있다. 사상 최고 매출과 순이익을 기록한 마이크로소프트(MS)도 최근 AI 사업 확장에 대비해 전 세계에서 6000명 규모의 인력을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컨설팅 기업 PwC 미국법인도 전체 직원의 2%인 약 1500명을 감축할 예정이다.

미국의 한 조사 기관 발표를 보면 올 1~4월 미국 기업들이 발표한 인력 감축 계획은 60만2493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87% 증가했다. 정부 기관의 구조조정이 영향을 미쳤지만, 민간 기업에서도 감원 규모가 커졌다. 유럽에서도 버버리 그룹과 아우디 등이 대규모 인력 감축 계획을 발표하는 등 조직 슬림화가 여러 업종으로 확산하는 중이다.

닛케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세계 경제 전망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기업들은 구조 개혁과 새로운 성장 분야에 대한 투자를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짚었다.

한편, 이날 발표된 일본의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속보치)은 전 분기 대비 0.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경제의 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1분기 -0.4% 이후 4분기 만이다. 올 1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GDP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개인 소비가 제자리걸음을 한 가운데 수입에서 수출을 뺀 순수출이 -0.8%로 악화한 영향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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