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못 갚아 '임의경매'…서울 '영끌족' 아파트 경매 20% 늘어

2025-08-21

부동산 시장의 선행지표로 불리는 경매시장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은행권에 주택을 담보로 빌린 돈을 제때 갚지 못해 법원 경매로 넘어가는 '임의경매' 물건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올해 경매로 나온 서울 아파트가 전년 대비 20% 넘게 급증했다. 6·27대출 규제 이후 부동산 경기 침체가 심화하고, 금리 인하 속도가 더디면서 대출 원리금 부담을 감당하지 못한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들이 보유한 아파트가 경매시장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7월 서울의 임의경매 개시 신청 부동산(건물·토지·집합건물)은 1869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510건)보다 24% 증가한 수치다.

임의경매는 부동산을 담보로 돈을 빌린 채무자가 빌린 돈과 이자를 제때 갚지 못할 경우 채권자가 부동산을 경매에 넘기는 절차다. 임의경매는 금융회사가 석달 이상 원리금 상환을 연체하면 바로 실행이 가능하다. 법적 절차 없이 바로 주택을 경매에 넘길 수 있다.

임의경매 개시를 신청한 부동산 유형은 아파트·오피스텔 등 집합건물은 총 1532건으로 전체의 82%를 차지했다. 또 같은 기간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의 임의경매 개시 신청 부동산은 331건으로 전년 동기(202건)보다 64% 증가했다.

전국적으로도 임의경매로 넘어간 부동산 규모는 급증하고 있다. 올해 들어 7월까지 전국 임의경매를 신청한 부동산은 3만303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만7527건)보다 20% 증가했다.

경매시장에선 앞으로 임의경매 물건이 더욱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가 이어지고,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2020년부터 2021년까지 집값 상승기에 무리한 대출로 주택을 매수한 영끌족들이 이자와 대출금을 제때 상환하지 못하면서 경매로 유입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임의경매 신청 부동산은 지난해 13만9874건으로, 2013년(14만8701건) 이후 11년 만에 최다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대출 규제로 이자 부담이 커지고, 부동산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임의경매로 나온 아파트가 늘어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대출금 상환 부담 커진 차주 증가하고 있다"며 "원금과 이자를 감당하지 못한 이자 부담을 버티지 못하는 영끌족들이 보유한 주택이 경매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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