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일본은 틀렸다"…日고교에 독도교재 보내는 재일교포 2세

2025-10-26

독도는 울릉도에 훨씬 가까이 있어요. 울릉도에선 독도가 보이지만, 일본 땅에선 안 보입니다. 독도가 (일본의) 영토가 아니라고 한 역사적 사료까지 명백하게 있는데도, 일본은 여전히 이를 인정하지 않고 우기고 있어요.

일본 오사카에서 활동하는 ‘죽도(다케시마)의 날을 다시 생각하는 모임’의 조길부(82) 대표에게 독도가 한국 땅인 이유를 묻자 나온 답이다. 그는 옆 사람에게 종이를 빌려 독도와 울릉도, 일본을 그려가며 거침 없이 설명을 쏟아냈다. 조 대표는 서툰 경상도 사투리와 일본어를 섞어 쓰며 “독도가 한국 땅이란 건 명확한 진실”이라고 연신 말했다.

재일교포 2세인 그는 일본 이름 ‘초 마츠오카(趙 松岡)’ 대신 ‘조길부’라는 이름을 사용한다. 일본 내에서 독도가 한국의 영토임을 알리고, 역사 왜곡을 바로잡기 위해 2013년 결성된 시민단체 ‘죽도의 날을 다시 생각하는 모임’의 대표로 8년째 활동하고 있다. 동북아역사재단은 지난 23일 ‘독도의 날(10월 25일)’ 25주년을 맞아 일본 현지에서 한국의 독도 주권을 지속적으로 알린 이 단체에 ‘제16회 독도사랑상’을 시상했다.

조 대표는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나 유치원부터 초·중·고등학교, 대학교까지 모두 일본에서 졸업한 자이니치(在日·재일 한국인) 2세다. 금속 디스플레이 관련 회사에서 근무하던 그와 독도의 인연은 2011년 무령왕릉 관광을 위해 한국에 오면서부터 시작됐다. 당시 조 대표는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한국의 독도 주권을 호소하는 시위대의 모습을 보게 됐다. 격렬했던 시위의 배경을 찾아보다가 독도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학자들의 논문과 관련 도서, 고지도 등을 탐구했다.

조 대표는 “10년 넘게 공부해서 낸 결론은 시마네현과 일본은 틀렸다는 것”이라며 힘주어 말했다. 일본 시마네현은 2005년부터 2월 22일을 ‘죽도의 날’로 제정하고, 매년 일본의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행사를 열고 있다.

조 대표는 독도에 대한 연구가 깊어지면서 자연스레 단체의 대표를 맡게 됐고, 일본 현지에서 독도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매해 2월과 10월 일본 오사카에서 강연회를 개최하고, 정기적인 독도 공부 모임도 연다. 독도가 한국 영토라는 내용을 담은 강의 영상 DVD를 제작해 도쿄와 오사카 소재 도서관 및 고등학교 약 3000곳에 배포하기도 했다. 이 단체는 2013년 90여명으로 시작해서 현재는 200명이 넘는 회원들이 뜻을 같이 하고 있다.

조 대표는 “일본 사람들은 정치인이 ‘다케시마는 일본 땅’이라고 하니 그대로 믿는다”라며 “실제 강의를 듣고 난 이들은 진실을 알고 깜짝 놀라면서 독도에 대해 더 공부하고 싶다고 자료를 보내달라곤 한다”고 설명했다.

학창시절 학교에서 독도를 접해본 적이 없다는 조 대표는 일본 역사 교과서에 ‘한국이 독도를 불법적으로 점령하고 있다’는 내용이 등장하면서 사태의 심각성을 더욱 느꼈다고 전했다. 조 대표는 “일본 국민은 ‘한국에 독도를 빼앗겼다’고 받아들이고 있어 앞으로 더 큰 문제가 될 것”이라며 “어떻게 해서든 진실을 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조 대표는 독도에 대한 역사 공부와 관심을 촉구했다. “100여년 전 관동대지진이 일어났을 때 가만히 있던 조선 사람들이 화를 입으면서 학살로까지 이어졌다“라며 “공부해서 당당하게 증거로 맞서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조 대표는 지난 21일 일본의 신임 총리로 당선된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총리의 추후 행보에 우려를 표했다. 조 대표는 “다카이치 총리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의 생각에 완전히 동의하는 사람”이라며 “최근 일본은 굉장히 우경화된 상태인데, 새 총리 취임 이후 독도를 향한 공격도 더욱 심해질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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