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파적인 쟁점 셋
1. 오컬트, 훈연만 했나
2. 마동석, 그 기시감에 대하여
3. 이다윗의 캐릭터 ‘김군’, 왜 나왔니

영화 ‘거룩한 밤:데몬 헌터스’(감독 임대희, 이하 ‘데몬 헌터스’)가 삐걱거린다. ‘마동석 오컬트’로 개봉 전부터 큰 관심을 받았지만, 개봉 이후 어쩐지 기대감이 폭싹 사그라든 느낌이다. 10일 영진위 기준 박스오피스 4위에 겨우 목을 걸치며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일일관객수 1만5481명으로, ‘마동석 세계관’ 영화로선 안타까운 수치다. 특히나 기존 오컬트물에서도 발견된 ‘네 이름이 뭐야’의 반복 구조에 대해선 식상하다는 의견도 있다.
“물론 식상한 구절이지만, 제가 오컬트물을 공부하다보니 그건 꼭 들어가야하는 요소더라고요. 성경에서 사물의 이름을 부여하는 순간 존재가 증명인 된다는 전제 하에, 악의 이름을 알아야 물리칠 수 있으니까요. 여기서 잘못 벗어나면 기독교적 세계관에서 지적을 받을 수도 있고요. 그래서 그대로 가되, 최대한 다른 방향으로 변주를 주려고 노력했어요.”
감독의 설명에도 여전히 해갈되지 않는 물음표가 남았는지, 관객수 추이는 늘어나지 않고 있다. 어쩌면 그동안 지적되어왔던 ‘마동석 표 영화’의 기시감 때문일 수도 있다. ‘데몬 헌터스’가 오컬트에 마동석 표 한방 액션을 섞었지만, 작품성과 완성도 모두 기대에 못 미친다는 반응이 대다수다. 이에 대해 스포츠경향은 최근 만난 임대희 감독에게 ‘데몬 헌터스’에 관한 편파적인 쟁점 세가지를 물었다.

■쟁점1. 오컬트는 이용만 당했나봐요
‘데몬 헌터스’는 악을 숭배하는 집단에 의해 혼란에 빠진 도시, 특별한 능력을 가진 어둠의 해결사 ‘거룩한 밤’ 팀 바우(마동석), 샤론(서현), 김군(이다윗)이 악의 무리를 처단하는 오컬트 액션이다. 그러나 마동석 ‘원펀치’ 액션과 상충돼 장르적 쾌감이 터지지 못한다. 왜 다 먹고싶다던 김치찌개에 ‘오컬트’라는 조미료를 더했을까.
“전 오컬트나 호러를 정말 좋아하는 매니아에요. 그러면서도 주성치 감독의 코미디 영화들을 정말 좋아하고요. 그래서 제작자로부터 처음 제안이 왔을 때 이번 영화는 새롭게 도전해볼만한 요소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제작자인 마동석 선배도 워낙 열려있던 터라, 제가 설명하니 해보자라고 하더라고요. 물론 액션에 오컬트를 섞는다고 대단히 새로울 순 없지만, 도전이라는 의미에서 의기투합한 거죠. 특히 후반작업에 공을 많이 들였는데요. CG 작업으로 디테일하게 쌓았고, 층위를 많이 구분해 사운드 믹싱에도 열을 기했어요. 우리만의 색깔을 더 보여주자는 생각이었거든요. 물론 중간에 개그 요소들이 나오는데, 그건 수위가 너무 높아지면 환기해줄 게 필요해서 넣은 거예요.”

■쟁점2. ‘바우’ 캐릭터, 마동석 재탕 아닌가요?
모든 악령을 때려잡는 ‘바우’ 캐릭터는 마동석의 시그니처 캐릭터인 ‘범죄도시’ 마석도의 아류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많은 고민이 있었죠. 마동석 선배도 고민을 했고요. 오히려 ‘마석도’ 답지 않게 ‘바우’가 많이 다쳐볼까 싶기도 했지만, 결론적으론 마동석 특유의 캐릭터성이 장점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굳이 기시감 때문에 캐릭터성에 변화를 주는 게 맞을까 싶기도 했고요. 그래서 결국 ‘마동석’ 특유의 원펀치를 ‘디폴트값’으로 두고 다른 면에서 변주를 주려고 했어요. ‘바우’는 마동석 이외엔 만들 수 없는 캐릭터라서 그걸 유지하면서 가야겠가도 생각했죠.”

■쟁점3. ‘김군’ 역의 이다윗, 너무 아쉬웠던 건
극 중 여러 사건을 수습하고 일감을 따오는 ‘김군’은 너무나도 기능적인 캐릭터라 활용에 대한 안타까운 소리가 나왔다.
“처음 기획할 때 ‘바우’와 ‘샤론’ 둘 다 굉장한 능력을 갖춘 캐릭터인데 그들이 현실적인 업무를 처리하기엔 어렵다고 생각했어요. 빌런들의 흔적을 찾으러 다니는 걸 대신 해줄 수 있는 캐릭터가 필요했요. 그래서 ‘김군’이란 인물이 탄생했고, 정보를 전달하는 기능적 캐릭터를 담당하게 된 거죠.”
‘데몬 헌터스’는 전국 극장가서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