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낮추거나 높여... MLB도 스포츠 도박 정황 '충격'

2025-11-09

클리블랜드 소속 클라세·오티스, 4가지 혐의로 기소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미국 프로스포츠 농구(NBA)에 이어 야구(MLB)에서도 현역 선수의 스포츠 도박 연루 정황이 확인됐다. 공은 경기장에서 던져졌지만, 그 공의 의미는 더 이상 경쟁과 기록만이 아니었다.

미 연방 검찰은 9일(현지시간)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소속 투수 이매뉴얼 클라세와 루이스 오티스를 뇌물 수수와 경기 조작 공모 등 4가지 혐의로 기소했다. 오티스는 이날 공항에서 체포됐으며, 클라세는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두 선수가 스포츠 도박꾼들과 사전에 연락을 주고받으며 어떤 구종을 어느 상황에서 던질지 정보를 제공했고, 그 대가로 수천 달러를 챙긴 것으로 봤다. 해당 정보로 이득을 취한 도박 조직은 최소 45만달러(약 6억원)에 달하는 수익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인 클라세는 2022년부터 3년 연속 40세이브 이상을 기록한 메이저리그 정상급 마무리다. 오티스는 시속 100마일 강속구를 던지는 선발 자원이었다. 공소장에 따르면 이들은 경기 중 고의로 투구 속도를 낮추거나 스트라이크존에서 벗어난 공을 던지는 방식으로 도박 베팅 조건을 맞췄다. 미국 내 스포츠 도박 플랫폼에서는 투구 속도, 볼·스트라이크 여부, 구종 선택 등에 돈을 거는 세부 베팅 시장이 활성화돼 있다.

MLB 사무국은 두 선수 관련 비정상적 베팅 흐름을 포착한 뒤 지난 7월 이미 일시 출장 정지 조치를 내리고 수사를 의뢰했다. MLB는 "연방 사법 당국과 계속 협조 중"이라고 밝혔다. 클리블랜드 구단 역시 "조사에 전적으로 협조하겠다"고 했다.

이번 사건은 NBA에서의 연쇄 도박 스캔들 직후 발생했다. 지난달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 촌시 빌럽스 감독, 마이애미 히트 테리 로지어 등 전·현직 선수 다수가 도박과 사기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연방 대법원이 2018년 스포츠 베팅 금지 연방법을 위헌으로 판단한 뒤 미국 전역에서 온라인 베팅 시장이 급속히 확대된 점이 공통 배경으로 지목된다.

뉴욕타임스는 "연이은 도박 사건은 프로 스포츠계에 또 다른 충격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검찰에 따르면 혐의가 모두 인정될 경우 두 선수는 최대 65년형을 받을 수 있다. 리그 최고 수준 선수들이 직접 경기의 공정성을 훼손한 정황이 드러나며 미국 프로스포츠의 신뢰 회복은 긴 과제가 될 전망이다.

psoq133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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