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조인트 팩트시트 왜 아직?···미국 내 조율 문제인가, 디테일 옥신각신인가

2025-11-05

“팩트시트(설명자료)는 안보와 합쳐서 아마 하루 이틀, 2~3일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10월29일·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브리핑)

“마무리가 되면 조만간 조인트 팩트시트, 그리고 MOU(양해각서) 서명하고 합의될 것”(10월30일·김 실장 KBS 인터뷰)

“팩트시트는 이번 주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11월3일·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브리핑)

지난달 29일 저녁 한·미 관세협상 타결 소식이 전해진 이후 곧 이뤄질 것 같던 한국과 미국 정부의 조인트(공동) 팩트시트 발표가 차일피일 늦춰지고 있다. 대미 투자 등 관세 협상 결과물인 관세 분야 팩트시트와 한국의 국방비 증액 등 안보 분야 팩트시트 가운데 안보 분야의 최종 작업이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는 게 정부 측 설명이다. 관세 분야에서도 자동차·부품 관세 인하 소급 적용 시점을 확실히 해두려는 한국과 추가 논의가 불필요하다는 미국의 물밑 실랑이가 여전히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5일 KBS라디오에 출연해 “팩트시트가 두 가지 있다”면서 “경제 분야 팩트시트는 거의 마무리가 다 됐고, 안보 분야 시트만 마무리되면 아마 같이 사인하게 될 것 같다. 빠른 시일 내에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도 이날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어제 오전에 (안보 분야 팩트시트 작성이) 끝날 것으로 알고 저희도 (한·미안보협의회의 공동성명을) 준비했는데 원자력추진 잠수함과 한·미원자력협정 등 문제가 미국 내 여러 부처 간 조율이 필요해서 지체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안보 분야 팩트시트에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원자력추진 잠수함(핵추진 잠수함) 관련 양국 합의사항이 담길 가능성이 거론된다. 여기에는 에너지부 등 미 행정부 내부 조율이 추가로 필요해 후속 작업에 시일이 걸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 측 설명만 놓고 보면 관세협상 팩트시트와 대미 투자 양해각서(MOU)는 완성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MOU 체결의 당사자인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전날 문자메시지로 보고받은 내용을 보면 아직 미 통상당국과 줄다리기 중인 후속 쟁점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김 장관은 전날 정부서울청사에서 회의 도중 휴대전화를 확인하다 수신한 문자메시지가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됐다. 협상 실무를 담당하는 산업부 통상차관보는 김 장관에게 “MOU 서명을 관보 동시 게재나 러트닉 서한 확보를 유지하면 서명 지연 가능성 있다”고 보고했다. 한국 정부가 자동차 품목관세 인하 시점을 이달 1일로 소급적용받기 위해 MOU 서명 시 관세 인하 행정명령을 연방 관보에 동시 게재하거나 하워드 러트닉 장관이 편지로 이 내용을 써 달라고 요구했으나, 미국이 이를 거부했다는 내용으로 추정된다. 미측 입장은 연방관보는 MOU 서명 후 나올 것이고, 조인트 팩트시트가 있으니 추가로 장관 서한이 불필요하다는 취지로 이해된다.

이를 보면 ‘한국에서 대미 투자 법안이 발의된 달의 1일부로 품목관세를 소급 적용한다’고 합의했다는 김 실장의 브리핑과 달리 팩트시트에는 다른 표현이 담겨 있거나 일부 표현이 빠져 있을 가능성이 있다. 앞서 일본은 MOU가 체결된 9월4일(현지시간)이 아닌 관보 게재 이후인 9월16일부터 15% 자동차 관세가 적용됐다. 반면 유럽연합(EU)은 9월24일 관보에 게재됐지만 8월1일자로 자동차 관세를 소급 적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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