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이 미는 관봉권·쿠팡 상설특검...안권섭 "책임 막중, 최선 다할 것"

2025-11-17

안권섭(사법연수원 25기) 법무법인 대륜 변호사가 17일 ‘건진법사 관봉권 띠지 분실 의혹’과 ‘쿠팡 퇴직금 미지급 사건 외압 의혹’을 수사할 상설특별검사에 임명됐다. 안 특검은 곧장 수사팀 출범을 위한 20일의 준비 기간에 돌입했다. 특검보 2명, 파견검사 5명, 파견공무원·특별수사관 각 30명 등 60여명 규모의 수사팀 구성과 동시에 최장 90일의 수사 기간 동안 사용할 사무실 물색 작업을 병행할 예정이다.

안 특검은 이날 중앙일보 통화에서 “특검에 임명돼서 책임이 아주 막중하다. 맡겨진 소임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일의 준비 기간을 거쳐 수사를 개시해야 하는 만큼 우선 사건 기록을 살펴보고 특검보 임명과 사무실 물색을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제 식구 감싸기' 지적하며 상설특검 카드

관봉권 띠지 분실은 서울남부지검이 지난해 12월 건진법사 전성배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5000만원어치의 관봉권 띠지가 증거물 보존 과정에서 사라진 사건이다.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검찰이 전씨에 대한 봐주기 수사를 하며 조직적으로 띠지를 은폐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쿠팡 외압 의혹은 지난 4월 문지석 당시 인천지검 부천지청 부장검사(현 광주지검 부장검사)가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의 퇴직금 미지급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상관인 엄희준 부천지청장(현 광주고검 검사)으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강요받았다는 내용이다.

건진법사·쿠팡 의혹을 수사하는 이번 특검은 정부와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출범했다. 정성호 장관은 건진법사 관봉권 의혹과 관련 “과실은 있었지만 고의적인 증거(관봉권 띠지) 은폐는 없었다”는 대검찰청의 중간 감찰 결과가 나오자마자 상설특검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의혹의 당사자가 검사이기 때문에 결국 (감찰로는) 제 식구 감싸기 측면이 있다는 의심을 거두기 쉽지 않다”(지난달 24일 퇴근길 발언)는 이유에서다.

"국민적 의혹"…중립성·공정성 시험대 오른 檢

정 장관은 또 “대검에 강력한 감찰을 지시했지만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기엔 부족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사실상 관봉건 띠지 분실의 고의성이 없다는 감찰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는 의미였다. 더불어민주당이 검찰의 수사·기소권 남용을 이유로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고 검찰청을 해체하는 정부조직 개편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정 장관의 상설특검 결정으로 특정 사건 수사와 관련한 검찰의 중립성·공정성까지 검증대에 오르게 됐다.

정 장관의 상설특검 도입 결정에 따라 총 7명으로 구성된 상설특검후보추천위원회가 구성됐다. 추천위엔 이진수 법무부 차관, 배형원 법원행정처 차장, 김정욱 대한변호사협회회장 등 3명의 당연직 위원과 유종완·배지훈(더불어민주당 추천) 변호사, 구본진·김영종(국민의힘 추천) 변호사가 비당연직 위원으로 위촉됐다.

與 때리자 정성호가 받은 특검…역대 두 번째 상설특검

2014년 상설특검법이 제정된 이후 실제 상설특검이 출범한 건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특검이 유일하다. 세월호 상설특검은 세월호 참사 증거자료의 조작·편집 의혹에 대해 90일의 수사를 거쳐 2021년 8월 “제기된 의혹을 뒷받침할만한 인적·물적 증거를 찾기 어려워 공소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빈손으로 끝났다. 주요 수사대상이었던 VDR(세월호 내 CCTV 영상이 저장된 블랙박스) 조작 의혹의 경우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고, 참사 당시 청와대·정부의 대응에 대해서도 “범죄 혐의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결론 내렸다.

다만 이번 관봉권·쿠팡 상설특검의 경우 세월호 상설특검과는 달리 법무부 장관이 특검 수사를 결정하는 등 정부 차원에서 드라이브를 건데다 민주당 역시 검찰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어 수사에 힘이 실릴 것으로 관측된다. 관봉권·쿠팡 의혹은 앞선 국정감사에서 민주당이 집중 공세를 펼친 의혹 사건이기도 하다.

안 특검은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96년 광주지검 검사로 임관했다. 검찰 재직 기간 법무부 법조인력과장, 서울고검 공판부장, 춘천지검 차장검사 등을 거쳤다. 2020년 퇴직 후 법무법인 대륜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