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 스타트업 중심 확산
“동물 혼자 두고 싶지 않다”
반려동물 동반 출근 허용도

선전의 한 무역회사에서 일하는 타오씨의 샤오훙슈에는 매일 고양이 두 마리 사진이 올라온다. 검은색, 갈색 고양이들 모습 뒤로 사무실 책상이나 복사기, 회의실 칠판 등이 보인다.
타오씨는 “회사에서 입양한 고양이들”이라며 “출근하면 매일 이 녀석들이 무릎 위로 뛰어 올라온다. 수출 기업인 우리 회사 문화와도 잘 어울리는 아이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양이 게시물에 “누구네 ‘회사고양이’가 가장 예쁠까”라는 해시태그를 달았다.
소규모 신생기업(스타트업)에 다니는 중국 직장인 사이에서 ‘회사 고양이’는 낯선 개념이 아니다. 적지 않은 회사들이 반려동물과 출근을 허용하거나 직원들이 사무실에서 공동으로 고양이를 기르기도 한다. 직원 사기 진작과 스트레스 해소에 좋다는 경험담이 나온다.
저장성의 한 기술회사에 다니는 푸모씨는 “우리 회사에는 고양이를 다섯 마리 기른다”며 “그 중 한 마리는 ‘심리치유사’라는 직책도 갖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 고양이가 화가 나서 뭐라고 해도 반격하지 않고 그저 들어준다며 “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고 전했다.
‘반달고양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광둥성의 한 직장인은 포털에 올린 글에서 “회사에서 갑자기 짜증이 나도 고양이를 보면 마음이 풀어진다”며 “일하러 가는 것에 희망을 준다”고 말했다.
펑파이신문에 따르면 상하이 구메이루의 가구창의디자인산업단지 입구에는 반려동물 사교구역이 마련돼 있다. 주인과 함께 출근한 반려동물들이 머무는 곳이다. 화장실, 간식, 장난감 등이 갖춰져 있다.
펑파이신문은 “상하이에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가구가 100만가구 있다. 이들은 공공장소에서 반려동물이 갈만한 곳이 제한적이고, 동물을 종일 집이나 차에 홀로 두게 하고 싶지 않다는 고민을 하고 있다”며 이러한 공간이 생겨난 배경을 짚었다.
상관뉴스에 따르면 알리바바, 샤오미 등의 정보기술(IT)기업들은 직원들이 반려동물과 함께 출근할 수 있는 ‘반려동물 개방일’을 두고 있다. SNS에서는 반려동물 간식을 월급이라고 부르고 사원증도 발급하는 유머러스한 회사 이야기도 접할 수 있다. 베이징 직장인 가오씨는 “주로 분위기가 자유로운 스타트업에서 유행한하고 있다”고 전했다.
2025년 중국 반려동물 업계 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도시의 반려동물 수는 1억2000만 마리에 달했다. 중국에서 반려동물 수가 4살 미만 영유아보다 많다는 관측도 나온다. 공공장소에서 반려동물 공간도 점차 확장되는 추세다. 선전바오안국제공항은 지난해 5월 중국에서 최초로 반려동물 맞이방을 열었다. 올해 고속철도에서도 반려동물 동반 탑승이 허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