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애플 보복 두렵지만”…고발 나선 중소 게임사 사연

2025-05-08

“매출이 발생해도 기본 50% 이상이 인앱 결제 수수료에 마케팅 비용으로 나갑니다. 그런데 구글과 애플이 가져가는 각종 수수료가 정확히 어디에 사용되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중견 게임 퍼블리싱 P사 대표)

“게임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갑자기 구글 앱스토어 결제 대금이 안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유일한 연락 방법은 고객센터인데 ‘모른다’는 말만 반복했고 그렇게 1년 가까이 ‘드리블’을 당했습니다. 대한민국 게임이 죽어도 구글은 팔짱만 끼고 봅니다.” (캐주얼 게임 개발사 T사 대표)

국내 중소 모바일 게임사 4곳이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연합(경실련)과 함께 글로벌 앱 마켓 시장을 90% 이상 점유한 애플·구글의 인앱 결제 관련 갑질과 그로 인한 피해를 고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8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경실련 사무실에서 ‘국내 게임사 구글·애플 인앱 결제 관련 피해사례 고발대회’를 열고 “두 기업의 횡포가 국내 게임 산업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구글, 애플의 보복을 우려해 기업 이름은 이니셜로만 밝혔으며 그중 일부는 사례만 제공한 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인앱 결제란 애플과 구글이 자사 앱 마켓(구글플레이, 앱스토어)에서 각종 상품이나 서비스를 사고팔 때 자사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게 하는 것이다. 여러 방법으로 인앱 결제를 사실상 강제해 온 양사는 결제액의 최대 30%를 수수료로 가져가며 막대한 수익을 올려왔다.

이날 한자리에 모인 업체들은 과도한 인앱 결제 수수료로 인해 수익이 악화하거나 앱 마켓 입점을 위한 심사 자체를 뚜렷한 설명 없이 반려 또는 지연당해 큰 피해를 봤다고 토로했다.  특히 2021년 세계 최초로 도입된 ‘인앱 결제 강제 금지법’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 법은 앱 마켓 사업자가 모바일 콘텐츠 사업자에게 특정 결제 방식을 사용하도록 강제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이후 구글과 애플은 PG사 등 외부 결제 서비스 제공업체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제3자 결제를 허용했다. P사 대표는 “제3자 결제 수수료를 기존 수수료(30%)와 큰 차이 없는 26%로 책정한 데다 PG사 수수료(4~6%)를 더하면 부담이 더 커져 실질적으로 선택권이 없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 밖에도 구글애즈 등 양사의 광고 플랫폼에서만 마케팅을 할 수 있음에도 경매식으로 결정되는 단가 결정 방식 탓에 중국 게임사의 물량 공세에 밀릴 수밖에 없는 점 등을 문제로 지적했다.

경실련은 인앱 결제 수수료율을 4~6% 수준으로 인하하고, 제3자 결제에 대한 방해나 차별 및 각종 보복행위를 금지해야 법으로 금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미국 연방법원의 구글, 애플의 반독점 판결 등 금지명령이 국내에서 동일하게 적용되도록 법적 근거도 마련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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